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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직매입’ 강화하는 11번가, 몸집 불리기 성공할까

접었던 직매입 사업 다시 강화…익일배송 힘줘
'슈팅배송'으로 이름 바꾸고 물류센터 3곳 추가
내년 IPO 앞두고 몸집 불리기 본격화

입력 2022-06-26 12:00 | 신문게재 2022-06-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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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홈페이지 내 슈팅배송 탭 화면
11번가 홈페이지 내 슈팅배송 탭 화면.(사진=11번가 홈페이지 화면 캡처)

 

11번가가 내실 경영을 위해 접었던 직매입 사업을 다시 강화하기 시작했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미 이커머스 시장에서 1, 2위 사업자와 규모 차이가 3배 이상으로 벌어진 상태에서 4위 사업자인 11번가가 얼마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번가는 지난 23일 익일배송 서비스 이름을 ‘쇼킹배송’ 에서 ‘슈팅배송’으로 바꾸고 직매입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빠른 배송을 직관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쏜다’는 의미의 ‘슈팅’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11번가는 지난해 4월 우정사업본부와 손잡고 ‘오늘주문 내일도착’이란 이름으로 익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쯤 우정사업본부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서비스 이름을 ‘쇼킹배송’으로 바꿨다. ‘쇼킹배송’ 때부터는 11번가의 파주 물류센터에서 직매입 상품을 배송해 왔다. 그러다 올해 파주에 물류센터 한 곳을 더 추가하고, 인천과 대전 지역에도 물류센터를 열며 캐파(물류 처리량)을 이전대비 10배 이상 늘리며 이름을 ‘슈팅배송’으로 바꾼 것이다.

11번가의 ‘슈팅배송’은 기본적으로 쿠팡의 ‘로켓배송’과 유사하다. 주문 마감시간이 자정으로 똑같고,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우주패스’ 이용 시 금액 상관 없이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도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을 통해 로켓배송 상품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주패스’ 월 이용료는 4900원으로 와우멤버십(4990원)과 90원 차이다.

11번가는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서 대표적인 오픈마켓 쇼핑몰로 꼽히는 곳이다. 직매입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하다.

오픈마켓 위주인 11번가가 직매입 위주인 쿠팡의 사업 모델을 따라가는 이유는 빠른 시간 안에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다.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판매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마켓에서는 판매자에게 받는 판매수수료만 매출로 잡힌다. 하지만 직매입 상품은 판매 상품 매출 전부가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덩치를 키우는데 오픈마켓보다 유리하다.

다만 직매입은 재고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선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불필요한 비용을 축소하며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11번가는 이듬해인 2020년 직매입 상품 배송을 전담하던 이천 물류센터 운영을 중단하며 ‘내실 경영’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투자자들과 약속한 IPO 시점이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다시 직매입을 강화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가속화됐지만, 11번가는 매출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손실 폭은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도 11번가는 지난해 1분기 대비 2% 증가한 1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65억원에서 265억원으로 200억원이 늘었다. 거래액도 지난해 기준 11조원 수준으로 1, 2위 사업자인 네이버와 쿠팡의 거래액 추정치가 30조원 대인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차이난다.

11번가는 적자 부담은 최소화하고 매출 볼륨은 키우기 위해서 생활용품이나 간편식 등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확실한 상품을 위주로 직매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슈팅배송’ SKU(운영 상품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1번가에 ‘쇼킹배송’을 검색하면 1만4000여 개의 상품이 뜬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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