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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기업 총수 초상 홈피에 올린 환경부… 친기업 정서 반영?

환경부 홈페이지 ‘지구의 초상’ 인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선정
환경부 “탄소중립 발언 하는 인사 찾아”

입력 2022-07-25 16:25 | 신문게재 2022-07-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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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지구의초상’에 올라온 최태원 SK그룹 회장 초상과 발언 일러스트(사진=환경부)

 

환경부가 ‘지구의초상’ 인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선정해 부처 홈페이지에 최 회장의 초상(肖像)과 발언을 모아 일러스트를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환경운동가. 정부, 해외기구 관계자, 유명연예인 등이 선정돼 왔던 해당 콘텐츠 인물에 국내 대기업 총수가 선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일각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지구의초상’ 114번째 인물로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선정했다. 해당 내용에는 “탄소중립은 한국경제 도약의 새로운 기회”라는 발언과 더불어 최 회장의 초상이 담긴 일러스트가 담겼다.

‘지구의초상’은 지난 2018년 10월 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Bye Bye Plastic Bags(BBPB) 단체를 만들고 일회용 비닐봉투 없애기 캠페인을 벌인 멜라티 위즌을 시작으로 염형철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이사장, 그레타 툰베리 등 환경운동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BTS 등 연예인, 프란치스코 교황, 문재인 전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수장, 그리고 한정애 전 환경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115명의 환경관련 발언과 초상이 담겼다. 지난 2020년 말에는 환경부 주최로 ‘지구의 초상 전시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최 회장을 ‘지구의초상’ 콘텐츠에 선정한 것은 그간의 선정 기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뒷말이 나온다. 규제 기관인 환경부가 규제대상이 될 수 있는 대기업의 총수를 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선정자 115명 중 국내 대기업 총수는 최 회장이 처음이라는 점과, 선정 발언 역시 타 선정자의 환경 발언과는 다소 결이 다른 탄소중립 관련 경제 관련 발언이었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최 회장 선정에 대해) 특정 기업의 총수여서 선정에 반영한 부분은 없었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다뤘다”며 “과거에는 탄소중립이 이슈가 아니었다. 요즘 탄소중립과 관련해 발언을 하는 인사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타 정부기관 관계자는 “정부 홍보를 하는 부처 홈페이지에 대기업 총수가 등장하는 것이 어색하다”며 “환경에 대한 가치 부분에 대한 동참 하는 부분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특정 기업인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선정하면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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