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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자이엘코스메틱 민경식 본부장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가 아닌 과정이다”

독자 개발한 신소재 ‘자이엘라이트’로 샴푸·리스·화장품 출시
‘자이엘라이트’ 日에 수출...독자개발 소재 효능 인정 받아
'자이엘라이트' 효용 더 많이 알려지도록 노력해나갈 것

입력 2023-06-12 07:00 | 신문게재 2023-06-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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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엘코스메틱 민경식 본부장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자이엘코스메틱 사무실에서 민경식 본부장 (사진=이철준PD)

 

“이 일을 시작할 때 ‘맨땅의 헤딩’이었기 때문에 실패가 두렵지 않았다. 설사 몇 천 번을 실패한다고 해도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고 ‘시행착오’ 일뿐이라고 생각한다.”

독자 개발한 신소재 ‘자이엘라이트’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 내고 있는 자이엘코스메틱 민경식 본부장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거쳐 온 과정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동국대에서 중어중문학을 공부한 민경식 본부장은 2000년 종합무역상사인 오상종합상사(현 오상자이엘)에 입사했다.  

 

민경식 자이엘코스메틱 본부장
일본 플라이구스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민경식 본부장 (사진제공=자이엘코스메틱)

 

입사 후 주로 해외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하던 민 본부장이 ‘자이엘라이트’를 알게 된 것은 2005~2006년쯤 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LED 산업이 호황기로, 그도 LED TV 밝기와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하던 과정에서 ‘보헤마이트’라는 학명의 새로운 물질을 알게 됐다. ‘보헤마이트’는 터키석의 일종으로, 러시아가 핵 추진체 및 미사일 추진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물질로, 러시아가 보헤마이트 생산 원천기술을 갖고 있었다.

민 본부장은 열전도율이 높아 반도체 같은 부품이나 디스플레이 같은 기기의 과열을 방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보헤마이트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에 나섰다.

막상 신소재 개발에 나섰지만 그 과정은 험난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당시에 러시아에서 생산한 보헤마이트는 인위적인 화학 정제법을 사용해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 보헤마이트와 비교할 때 화학구조는 같지만 결정구조가 달라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자이엘코스메틱 민경식 본부장
해외 화장품 박람회에 출품된 ‘자이엘’ 제품들 (사진제공=자이엘코스메틱)

 

그래서 그는 천연 보헤마이트와 같은 결정구조를 가진 보헤마이트를 양산하겠다는 생각으로 한계단 한계단 씩 연구와 검증을 이어나갔다. 그 과정에서 4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갔다. 중소기업에서 400억원이 넘는 연구 개발비와 오랜 연구 기간을 투자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보헤마이트의 성공 가능성을 믿고 천연 보헤마이트와 같은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과정을 설계하고 전체 생산 설비를 제작했다 실패하고, 다시 설계하고 제작했다 부수는 과정을 수백번 거쳤다.

민 본부장은 “당시 모스크바의 ‘러시아 국립연구소’의 연구진들과 만나 ‘보헤마이트’라는 학명의 물질을 발견하고 신소재 개발을 시작하면서 아무 것도 없는 새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 듯 매일 매일 새로운 것을 더해나갔다”며 “수백 수천번을 실패했지만, 실패의 과정들이 더해지면 할 수 있다는 확신과 해내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당시 대한민국은 원천 소재 측면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이 현실이었다”며 “우리가 소재 하나를 만들어 보유해보자는 사명감으로 긴 연구 기간을 버텼고, 보헤마이트를 자연계 그대로의 결정 구조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건 우리가 유일했기 때문에 애국심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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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특허 등록증 - 알루미나 미립자 및 이의 제조 방법 (사진=자이엘코스메틱), 자이엘라이트 관련 러시아 특허등록증 (사진=자이엘코스메틱)


그렇게 꼬박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천연 보헤마이트와 결정구조가 같은 신소재 ‘자이엘라이트’의 개발·양산에 성공했다.

그리고 협심증치료제로 개발된 비아그라가 발기부전 치료제로, 고혈압치료제로 개발된 미녹시딜이 탈모치료제 사용되듯 ‘자이엘라이트’ 개발 과정에서 의외의 쓰임새가 발견됐다.

연구 개발 중 보헤마이트가 군인이 총상을 입었을 때 바르는 크림과 성분이 같다는 점이 발견됐다. 항염 효과와 환부의 열을 내리는 세균 감염을 막는 효과도 있어 가루를 내 화상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었기에 때문에 자이엘라이트를 활용해 화장품 제품으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민 본부장은 “당시 독자 개발한 신소재 자이엘라이트를 활용해 할 수 있는 분야가 여러 가지였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물론 의료, 헬스·바이오 등 전 사업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했지만, 한번도 써 본적 없는 화장품 시장에 도전하기로 했다”며 “화상 치료에 탁월한 효과나 염증 완화 효과 등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렇게해서 탄생한 것이 자이엘라이트를 원료로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자이엘’이다. 자이엘라이트를 원료로 화장품 사업을 펼치기 위해 ‘자이엘코스메틱’이란 이름으로 신규 법인도 만들었다.

 

민경식 본부장
경기도 분당 자이엘코스메틱 사무실에서 회의 중인 민경식 본부장 (사진=이철준 기자)

 

자이엘라이트를 산업용 소재에서 화장품 원료로 변경하기로 한 후 곧바로 소재 변환 연구 및 활용 가능성 점검에 들어갔다. 2017부터 1년 6개월 가량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와 임상시험을 진행해 자이일라이트가 활성 산소 억제, 염증 신호 전달 기전 억제, 염증성 단백질 형성 제어, 혈류 네트워크 형성, 모발 성장 인자 상향 등의 효과를 발견했다. 그 중에서 탈모 완화 효과에 집중, 자이엘라이트로 만든 탈모 개선 샴푸와 린스를 개발해 2020년 사용성을 보완한 헤어케어 라인 ‘딥 폴리큐어’ 시리즈를 출시했다.

‘딥 폴리큐어 샴푸’는 독자 개발한 성분 ‘자이엘라이트’를 함유해, 환절기 탈모에 악영향을 끼치는 두피 각질과 두피열 개선에 효과적인 탈모 완화 샴푸다. 자이엘라이트는 모낭 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민 본부장은 “자이엘라이트는 미식품의약안전처(FDA)에 안전 물질로 등재된 의약 및 화장품용 원료이며, 국제화장품원료집(ICID) 등록, EWG 그린 등급 지정 등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신원료”라며 “헤어케어 제품 ‘딥폴리큐어’ 시리즈에서는 양극을 띄는 자이엘라이트가 음극을 띄는 세균이나 박테리아를 끌어당겨 머금고 있다가 세척 시 떨어져 나가는 원리로 자극을 주지 않고 두피케어가 가능하고, 두피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탈모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자이엘의 탈모 완화 샴푸는 이렇다 할 TV·전면 광고 없이 11개월 만에 온라인몰 등에서 7억원의 매출을 냈다. 샴푸와 린스 등 헤어케어 제품으로 성공한 민 본부장은 상황에 안주하기 않고 연구와 개발을 이어나가 지난해 12월 피부 온도 개선에 즉각적인 효과가 있는 ‘자이엘 더 콜라겐 크림 인 세럼’을 출시했다.

‘더 콜라겐 크림 인 세럼’은 우리 피부에 꼭 필요한 베이비 콜라겐(type-3 콜라겐)과 모공보다 작은 240Da(원자질량단위) 이하의 초저분자 마린콜라겐을 60만ppm 함유해 노화되는 피부에 필요한 콜라겐을 공급하고, 피부 깊은 곳에서부터 피부를 탄탄하고 촘촘하게 가꿔줘 주름개선은 물론 탄력과 리프팅 관리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출시 전 임상실험을 통해 피부 탄력과 광채 개선, 주름 개선, 피부 기미 및 색소 침착 개선, 피부 보습, 피부 누적 탄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급격한 온도차 등의 외부 자극에 의한 피부 자극 진정에 도움을 주고, 사용 직후 피부 수분층 개선 효과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입증됐다.

특히 자이엘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2’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며, 여러 홈쇼핑 채널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일명 ‘미스터트롯2 세럼’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현대홈쇼핑에서 첫 론칭과 동시에 6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본 최대 홈쇼핑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자이엘라이트 성분의 우수성을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민 본부장은 “자이엘라이트는 의료 및 화장품용 원료로, 현재로서는 뷰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뷰티업계에서 ‘피부 진정’하면 ‘시카‘가 떠오르고 ’피부 탄력‘하면 ’콜라겐‘이 떠오르 듯이 자이엘라이트를 떠올리면 바로 ‘열감 진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명성을 쌓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며서 그는 “화장품 업계에서 바이오 신소재 자이엘라이트의 우수성이 고객들에게 인정받아 기쁘지만 자이엘 라이트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더 많은 분야에서 자이엘라이트가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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