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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흔히 노화현상 여기는 오십견, 어깨건강 방치 청년들도 주의

입력 2023-07-04 07:00 | 신문게재 2023-07-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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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정형외과 전문의 (1)
김태진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과장(정형외과 전문의)

어깨가 욱신거릴 때면 ‘오십견이 왔나’라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는 경우가 있다. 이런 말을 접하면 정형외과 의사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오십견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 관절이 취약해진 데서 오는 일상적 통증처럼 쉽게 여기는 게 아닌가 싶어서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오십견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증상이 악화된 후에야 내원하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수술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것이다.


일단 오십견은 정식 용어가 아니다. 의학 용어로는 ‘동결견’, 즉 어깨가 얼음처럼 굳어버렸다는 의미다. 정형외과에서 쓰는 정식 진단명은 ‘어깨 관절의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가 주변 조직과 거미줄처럼 유착돼 관절 가동 범위가 줄어든 상태로, 어깨에 녹이 슬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 유착성 관절낭염은 대표적인 특발성 질환이다. 원인을 콕 집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당뇨 환자의 경우 발병률이 5배 정도 높고 갑상선기능 항진증, 뇌졸중·심근경색, 자가면역질환, 외상에 의한 충격 이후에도 잘 발생한다. 이 같은 질환들 자체가 오십견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팔이나 어깨의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든 게 이유라는 의견들이 있다.

원인 규명이 어렵듯 환자 스스로 본인 어깨의 통증이 유착성 관절낭염 탓인지 알아채기도 쉽지는 않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나 석회성 힘줄염, 어깨 관절염 등 다른 질환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양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유착성 관절낭염을 자가진단하려면 힘을 뺀 상태의 아픈 팔을 반대쪽 팔로 밀어 올려본다. 이때 꽉 막혀서 안 올라가는 느낌이 있다면 유착성 관절낭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굳은 어깨에 유착이 생기고 이에 어깨가 더 굳는 악순환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만약 오십견이 의심되고 통증도 있다면 곧바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인 경우라면 먹는 약이나 주사 치료 위주로 진행된다. 어깨 관절에 이미 거미줄이 많이 쳐진 상태라면 약이나 주사보다는 스트레칭이나 도수치료 쪽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이런 보존적 치료를 6개월 이상 받아도 호전이 없을 때는 내시경을 통해 녹이 슨 부분을 제거해 주는 치료를 받으면 된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뚜렷한 원인은 없지만 예방법은 상대적으로 명료하다. 어깨가 녹슬지 않도록 평상시 어깨와 팔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다. 아직 50대가 아니라고 해서 안심해서도 안 된다. 연구에 따르면 유착성 관절낭염, 일명 오십견은 이름과 달리 40대에서 70대에 걸쳐 고르게, 또 여성에게서 비교적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이라면 거의 전 연령대에 걸쳐 어깨 건강에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태진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과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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