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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보다 힘들어”… 日 오염수 방류 'D데이', 외식·유통업계 ‘비상’

‘일본산 수산물 안 쓴다’ 홍보에도…소비자 불안감 증폭 ‘우려’
유통가 추석 선물 수산물 물량 사전 확보...방사능 측정기 도입 등 ‘분주’

입력 2023-08-24 06:00 | 신문게재 2023-08-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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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원산지 알리는 음식점<YONHAP NO-2634>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따라 국내 수산물 소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의 한 참치 음식점에 참치 원산지를 밝히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D데이’를 앞두고 외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고 방류에 따른 방사선 영향은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여전히 오염수가 방류에 따른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우리나라의 일본 어패류 수입은 4년 만에 60% 넘게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 4월부터는 일본 어패류 수입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2415톤(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 줄어, 네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입액 역시 네 달 연속 감소했다.

이에 코로나로 오랜 침체기를 겪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에도 경영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전 오염수 방류라는 악재를 마주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서울 홍대 인근에서 오마카세 집을 운영하는 A씨는 “이번 주말 예약 취소만 벌써 5건”이라며 “손님들 중에도 10번 먹을 거 1번만 회를 먹으러 가겠다고 하는데 벌써 부터 막막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수산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15년 동안 식당을 해온 B씨는 “코로나19 때는 그나마 포장이나 배달 손님이 있었다”며 “지금은 수산물에 대한 수요 자체가 떨어져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로 손님이 줄어들자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은 분위기 타개를 위해 건물에 ‘근거 없는 허위·과장 정보, 국민 불안 야기 마라’ 등의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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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장관리부 직원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
 

추석 명절을 앞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방사능 측정기를 도입하는 등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 방사능 조사결과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말 전 매장에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하고 7월부터는 매뉴얼에 따라 수산물 입고 시 방사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국내산 굴비와 갈치, 옥돔 등을 내년 설 물량까지 사전 확보한 상태다. 또한 아르헨티나, 캐나다, 에콰도르 등 일본과 지리적으로 멀고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지역의 갑각류와 선어를 신규 상품으로 지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명절 수선물 선물세트 대표 상품인 굴비, 옥돔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올 추석세트 판매에 필요한 물량 수매를 이미 마쳤다. 구비 물량은 적정 온도를 철저히 유지하는 저장창고에 보관 중이며, 굴비와 갈치 등 저장이 가능한 수산물은 원물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있다.

이마트는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기기로 수산물 검사 한 차례 진행 후 다음나 상품 안전센터에서 추가로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 검사건수를 기존 대비 2배 상향 하는 등 검사 건수를 확대했다. 또한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를 평시, 주의, 경계, 심각 등 총 4단계로 구축했고, 현재는 평시 단계지만 향후 단계 상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도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오염수 방류 시 국내산 수산물에 대해서도 공급업체에서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만을 확보하여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사에 국내산 수산물을 공급하는 모든 업체들에게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외식업계와 유통업계의 피해가 커지면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말 열리는 동행축제 기간 수산물 할인대전을 여는 등 수산물 소비 진작에 최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피해 상황을 지켜보며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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