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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한은 딜레마…강달러·외인자금 이탈우려

입력 2023-08-27 10:11 | 신문게재 2023-08-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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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금융시장은 미국이 연내 최소 한차례 이상 추가 금리인상(상단기준 5.50%→5.75%)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한 차례 추가 인상(3.50%→3.75%)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오르는 등 금융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어 대응할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도 당초 기대보다 지연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로 하반기 강달러 지속,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국제금융센터와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5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 주 잭슨홀 연설에서 경제지표에 기반한 추가 금리인상 여지를 나타냈다. 물가목표는 2%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물가의 하방압력이 지속되겠지만 물가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성장둔화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하며 물가상승률 둔화가 부진할 경우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9.1%) 정점을 찍고 둔화세를 이어가며 7월 중 3.2%로 하락했지만, 파월 의장은 물가를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물가상승률을 2%로 떨어뜨리는 것이 연준의 정책목표라고 강조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잭슨홀 회의 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폭 상승 마감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미국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 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9월 금리동결 확률은 80%(26일 기준)이고, 11월 25bp(1bp=0.01%포인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한 달 전 31.2%에서 46.7%로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바클레이스 등의 투자은행들은 9월 금리동결 후 11월 25bp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현식 NH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은 상당한 비중으로 연내 한 차례 정도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미 예상하는 부분이라) 시장에 충격은 없었던 것 같다”며 “한 두 차례 더 올려도 6%가 상한점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 연설은 지난해와 같은 톤이었지만 시장이 느끼는 충격은 덜했다”며 “9월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 추가 인상 여지는 남겨놓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긴축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지만, 한은의 금리인상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김현식 연구위원은 “한은 금통위도 한차례 정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한은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는 않다”며 “금융권 건전성은 견조한 상황이라도 축적된 금리 스트레스로 가계를 포함한 민간 부문의 부채문제,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한은이 상당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란 전망은 강화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인하 시점을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통제되고 있다는 징후를 확인해야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구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 괘적을 살펴보면 소비자물가(CPI) 기준으로 올해 중에는 3% 초반까지 내려오기 어렵고 내년에는 3월 정도 되어야 3%를 하회하는 시도가 있을 것 같다”며 “그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물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내년 1분기 인하는 어렵고, 2분기쯤 미국과 한국도 금리인하 시작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하반기로 더 밀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현식 연구위원은 “금리인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힘들 것 같다”며 “미국 경제가 아직까진 좋지만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나온다면 금리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서 이르면 내년 5~6월쯤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지만, 만약 지금처럼 경제가 견조하다면 고금리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았다.

미국의 고금리 지속 상황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는 강세국면을 지속하면서 이미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초중반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데 더 오르지 않더라도 1300원대 환율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 달러 강세가 굳어진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는 지금도 많이 올랐지만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연준의 고금리 통화정책을 채권시장이 그동안 많이 반영하지 않았고 최근 두세달 사이 반영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보다 채권금리가 더 오를 여지가 있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시장금리, 예금금리나 대출금리도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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