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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값 잇단 인하'…테슬라가 믿는 '딱 두 가지'

입력 2023-09-04 15:13 | 신문게재 2023-09-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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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푸둥 구에 위치한 자동차 공장 테슬라 기가팩토리 3의 외관.(게티이미지뱅크)

 

테슬라가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주요 시장에서 자사의 전기차 판매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효율적인 생산 공법에 대한 자신감 표현이자 후발 주자들의 추격 뿌리치기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일 모델 S와 모델 X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또 인하했다. 중국에서 모델 S와 모델 X 판매 가격 인하는 지난달 16일 이후 보름 만이다. 테슬라는 지난 1월에도 중국 내 판매가격을 내린 바 있다.

미국에서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혜택을 노리고 올해 초 모델 S와 모델 X의 판매 시작가격을 각각 7만4990달러, 7만9900달러로 인하했다. 테슬라의 이 같은 가격정책은 저가를 무기로 전기차 시장을 ‘싹쓸이’하겠다는 의도다. 경쟁 완성차업체들 역시 가격 인하 맞불 놓으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저가형 전기차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테슬라 주가는 수익성 하락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이 같은 리스크를 안고도 잇따라 판매가격 인하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에서는 생산비용 절감에 대한 자신감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초대형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에서 기가캐스팅 공법을 통해 전기차를 생산, 생산단가를 기존 대비 약 40% 줄였다.

기가캐스팅은 단 한 번의 주조로 전기차의 차체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차체 조립 시 수 많은 리베팅 공정이 생략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기가캐스팅 공법을 통해 가동시간 단축과 차체 제작비용을 대폭 단축하고 이를 전기차 가격 인하에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

테슬라는 여기에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보다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해 원가를 더 낮췄다. 통상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 부품으로 실제로 중국산 모델 Y에는 LFP 배터리를 탑재, 판매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2000만원 가량 낮췄다.

전통의 완성차 업체들에서도 테슬라 동조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당장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울산에서 테슬라에 맞설 ‘하이퍼캐스팅’ 신 공법 기술 실증사업을 진행한 것은 물론 LFP 배터리 적용을 서둘고 있다. 기아는 곧 출시될 경차 레이 전기차 모델에 LFP 배터리를 적용키로 했다. KG 모빌리티도 전기차 토레스 EVX에 LFP 배터리를 탑재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와 볼보, 폭스바겐 등이 테슬라 벤치마킹에 나섰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공장 설계 초기부터 생산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효율적인 생산공정을 계획해왔다”면서 “전통의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설비 교체 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저가에 맞춰진 만큼 결국 대부분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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