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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유커 귀환·황금연휴보다 무서운 건 ‘환율+유가’ 직격탄

입력 2023-09-20 06:20 | 신문게재 2023-09-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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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여객기들이 인천공항에 서있는 모습. (연합뉴스)

 

유커의 귀환과 황금연휴 특수로 매출 기대감이 커진 항공업계가 돌연 유가와 환율이란 난기류를 만나 우울하다. 최근 고유가·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3분기 실적 개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제유가가 1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연말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다. 18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91.4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배럴당 0.8%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 역시 배럴당 94.43달러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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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항공업계를 직격하고 있다. 통상 항공사는 고정 지출 비율 중 약 30%를 유류비에 소비하는 탓에 유가 상승은 곧, 수익성 악화와 연결된다. 연간 약 3000만 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3000만 달러 안팎의 손실을 입는 구조다.

항공사들은 유류 할증료 인상으로 유가 상승분을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유류비 인상을 대신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어디까지나 유류비의 극히 일부를 보전해 주는 성격”이라며 “월평균으로 해서 다음 달에 반영되다 보니 시점 자체가 달라져 막상 올랐을 때는 반영 못 하는 상황이 많다”고 설명했다. 물론 일부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유류비 상승분을 반영해봤자 커버하는 범위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10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3만800원~22만6800원으로 책정했다. 이달 적용된 2만800원~16만3800원 수준에서 많게는 6만원 넘게 올린 셈이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2만3300~13만4600원에서 3만2000원~17만71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여기에 설상가상 고환율 추세도 항공사엔 부담이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1324.0원에 출발했다. 전 거래일(1324.4원)보다 0.4원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1300원을 넘어서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항공사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비용 등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유가·고환율이란 이중고에 항공업계는 3분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원가 비중 가운데 유류비가 34% 정도 차지한다”며 “달러가 오를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유가가 이 정도로 너무 급격히 오를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 상승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 중 원가 비중이 높아진 상황이라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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