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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소주’ 독해져서 돌아왔다… 신세계L&B, ‘킹소주24’ 출시

푸른밤 단종 이후 2년만에 소주 신제품 ‘킹소주24’...이마트24서 40만병 한정 판매
기안84가 라벨 디자인, ‘고도수 마니아층+소맥족’ 겨냥

입력 2023-09-20 06:00 | 신문게재 2023-09-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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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 신세계L&B ‘킹소주24’
오는 21일 이마트24에서 판매되는 ‘킹소주24’ 제품. (사진=신세계L&B)

 

제주소주 ‘푸른밤’을 끝으로 소주 사업을 접었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년만에 재도전에 나선다. 알코올 도수 24도인 ‘킹소주24’를 앞세워 저도수 소주 열풍 속에서 ‘고도수’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오는 21일부터 편의점 이마트24에서 ‘킹소주24(이하 킹소주)’를 판매한다. 킹소주는 40만병 한정 생산 제품이다.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제품 라벨 디자인을 맡았다. 라벨에 웹툰 ‘패션왕’의 주인공 캐릭터인 우기명이 왕관을 쓰고 있어 제품명인 ‘킹’의 의미를 강조했다. 킹소주24의 용량은 360㎖, 도수는 24도로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증류식 소주가 아닌 희석식 소주로 도수도 타사 대비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그룹이 새 소주를 출시하는 것은 2년 만이다. 이마트는 2016년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제주소주 인수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주가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제주소주 인수 이후 ‘푸른밤’ 소주 등을 출시해 초반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장기적으로 시장 공략에 실패하며 2021년 결국 사업을 철수했고, 신세계 L&B에 흡수합병됐다.

주류업계에서는 ‘킹소주’ 출시가 정 부회장의 소주 사업 재개를 위한 물밑작업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실패를 맛봤던 경험이 있는 만큼, 본격적인 사업 재개 전 테스트 차원에서 킹소주24를 출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참이슬’, ‘처음처럼’과 같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희석식 소주 시장에서 ‘킹소주’가 시장에 안착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저도수를 선호하는 MZ세대가 증가하면서 알코올 도수 16도 소주가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어, 자칫 ‘킹소주’가 또 ‘푸른밤’ 소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국내 소주의 알콜올 도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낮아지고 있다. 1924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처음 선보인 진로소주의 도수는 35도였지만, 1965년에는 30도로 낮아졌다. 1973년에는 25도로 5도가 더 낮아졌고, 이후 20년 이상 25도를 유지해오다 1998년 23도짜리 ‘참이슬’이 히트를 치면서 저도수 경쟁에 불을 지폈다.

2006년에는 19.8도짜리 소주가 출시돼 20도의 벽이 깨졌고, 2012년 19도, 2007년 19.5도, 2014년 18.5도짜리 제품이 차례로 출시됐다. 이후에도 2019년 17도, 2020년 16.9도, 2021년 16.5도짜리 제품이 출시됐고, 충청권 주류업체인 맥키스컴퍼니는 지난 3월 국내 최저 알코올 도수 14.9도인 ‘선양(鮮洋)’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세계L&B는 ‘킹소주’를 고도주를 선호하는 소주 마니아층과 함께 ‘소맥(소주+맥주)족’까지 아우르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킹소주’가 일부 채널에서 판매하기 위한 기획성 상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류업계는 푸른밤 단종으로 제주소주의 설비가 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회성 사업으로 보기 어려우며, 신세계가 소비자 반응을 보고 지속 판매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주류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이에 부합하는 제품을 고민한 끝에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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