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조선 · 철강 · 기계금속 · 방산

[르포] 울산 앞바다 '정조대왕함'의 품격…HD현대重, 세계 함정시장 정조준

특수선사업부, 드라이도크·잠수함 건조 공장·안벽 등 시설 보유
이지스 구축함 짓는 곳 韓·美·日 3국가 뿐…자부심 가진다

입력 2023-11-22 15: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lip20231122120849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 진수식.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지난 20일 방문한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는 보안이 철저했다. 이날 울산 앞바다는 거센 바람이 불었지만,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 만큼은 품격을 유지했다.

국가전략자산인 이지스구축함 배치-Ⅱ 1번함인 정조대왕함은 2019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후, 2021년 착공식과 기공식을 거쳐 지난해 7월 진수했다. 현재 진행 중인 시험평가를 마친 후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된다.

정조대왕함은 용량이 큰 통합소나체계와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체계(HED) 덕분에 세종대왕함에 비해 규모가 커지면서 대잠 방어 및 공격능력을 획기적으로 보완한 함정이다.

소나는 음파를 활용해 수중목표의 방위 및 거리를 알아내는 장비로, 최대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표적물을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 ‘통합소나체계’는 선체 고정형 음탐기, 저주파 능동 예인 음탐기, 다기능 수동 예인 음탐기 등이 통합된 형태인데,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고주파 기반 체계에 비해 탐지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저주파 기반의 소나탐지체계로 바뀐 것이다.

실제 승선한 정조대왕함은 묵직한 느낌이 강했다. 추진기관으로 있는 가스터빈 4대를 모두 이용할 경우 항해 속도가 55km에 달한다. 바다에서는 굉장히 빠른 속도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전투함이 시속 55km로 달리기 위해선 엄청난 추진력과 힘이 필요한데, 이 경우 선내에서 배의 흔들림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조대왕함은 요동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중형 세단 같은 느낌으로 승차감을 개선하기 위해 엔진, 설계 등 많은 부분에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기 추진체계(HED) 2대를 추가 탑재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료 저감은 물론 전기 추진 방식의 저속 구간에선 소음 수준을 낮춰 조용히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대잠 작전에서 상당히 유리하다는 것이 HD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정조대왕함 선상
정조대왕함 선상.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정조대왕함은 한국 최초로 해상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요격까지 할 수 있다. 이지스구축함 배치-I 세종대왕함이 탐지·추적 능력만 갖췄던 것을 고려하면 한 발 나아간 것이다. 탄도탄 요격미사일은 SM-3, SM-6 두 가지 버전을 모두 운영할 수 있으며 정조대왕함에는 SM-6 탑재가 결정된 상태다. SM-6 미사일은 유사시 항공기와 극초음속미사일 등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비행갑판도 압도적이다. 농구장만 한 크기의 비행갑판을 통하면 좌·우현에 각각 한 대의 헬기를 탑재하는 공간이 있다. 울산급 배치-III의 첫 번째 함정인 충남함은 한 대만 탑재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함정에서 헬기가 중요하다”며 “어떤 헬기를 안정적으로 태울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무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이날 승선한 정조대왕함 곳곳은 가려져(커버링) 있었다. 시험 평가 기간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다가 완벽한 컨디션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다. 정조대왕함은 내년 12월 해군에 인도 예정이다.

clip20231122120300
최태복 특수선사업부 이사.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함정을 건조할수록 공정 관리의 중요성을 느낀다”며 “원하는 날짜에 가장 완벽한 상태로 인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시험 평가 기간 동안 요구사항 수정과 최상의 품질 유지를 동시에 하는 것이 공정 관리의 기본이다. 이는 적기 인도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만약, 시험평가 기간에 관리를 소홀하게 한다면, 녹이 스는 등 헌 배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 곳곳에 커버링을 했다는 것이 HD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HD현대중공업은 건조, 공정관리 능력 등에 기술 개발까지 더해 세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지스 구축함을 짓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밖에 없다”며 “이것이 곧 함정 수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남아, 중동, 남미까지 수출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2030년에는 국내 수주와 해외 수출을 강화해서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