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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이젠 층간소음과의 전쟁… 분양가 더 오르겠네

입력 2023-12-12 13:49 | 신문게재 2023-12-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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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공동주택 공사현장. (연합뉴스)

 

최근 층간소음이 폭행과 살인 등 사회적 문제로 확산하자,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아파트에 대해 ‘준공승인 불허’라는 고강도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해 사후 확인제를 도입한 이후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자체 기술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중소·중견건설사들은 관련 기술이 부족한 데다, 안그래도 원자잿값 인상으로 분양가 상승이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향후 분양가 상승 압력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공동주택 층간소음 대책으로 층간소음 기준 미달 시 보완시공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준공을 불허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소음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보완시공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그 기준을 충족할 때만 지자체 준공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장기 입주지연 등 입주자 피해가 예상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보완 시공을 손해배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단 손해배상 시 검사결과는 모든 국민에게 공개해 임차인과 장래매수인 등의 피해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건설업계도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층간소음 해소를 위해 이미 기술개발 비용을 시공사가 자체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준공승인을 내주지 않는 등 규제만 강화하고, 사회적 문제인 층간소음에 대한 지원은커녕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온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금도 슬래브(철근콘크리트)를 두껍게 만들면 층간소음은 없어진다”며 “다만 이렇게 되면 공사비가 크게 늘어나 수분양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는 만큼 이미 대다수 시공사는 관련 기준을 맞추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기술개발 및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12월 층간소음연구소를 처음 개설한데 이어 지난해 5월 이 연구소를 국내 최대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안(安)랩’으로 확대 개편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바닥충격음 성능 등급 평가에서 국내 최초로 경량, 중량 충격음 모두 1등급(37㏈ 이하) 인정서를 취득한 바닥시스템인 ‘H 사일런트 홈’ 개발을 완료했으며 내년부터 실제 현장에 적용한 후 점차 대상 단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건축주택연구소인 용인기술연구소 내 친환경건축연구팀을 꾸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5중 바닥 구조’를 개발했다.

대우건설은 2021년 초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 구조’를 대구에 시공 중인 한 푸르지오 아파트에 첫 적용하기도 했다. DL이앤씨는 2021년 슬래브 위에 진동을 저감하는 특수 모르타르를 까는 ‘디사일런트 바닥구조’를 선보이고 지난해 8월부터 모든 신규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도 자체 개발 특허 기술(공진저항 모듈판)을 적용한 ‘안울림 바닥시스템’으로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대응 준비를 마친 상태다. 호반건설도 경량, 중량 충격음 모두 46㏈ 이하(정부 기준은 49㏈ 이하)를 충족하는 바닥충격음 차단구조를 개발한 상태다.

건설업계에서는 현재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분양가 급등으로 분양성적이 저조한데, 층간소음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불가피해지면서 분양가 상승압박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801만원으로 작년 연간 평균 분양가인 1521만원 대비 18.4% 상승했다. 공사 원자재값이 여전히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내년 이후로도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은 상황이다.

B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입주 지연에 따른 비용을 건설사가 모두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신규로 분양되는 아파트 분양가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고 공사비 분쟁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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