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기로'…포스코 최정우 회장 거취에 재계 '촉각'

최정우 회장. (포스코그룹 제공)

국내 재계 순위 5위의 포스코그룹이 오는 19일 사실상 현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 지을 예정이어서 재계가 촌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이날 포스코그룹이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개최하는 이사회를 통해 연임 여부를 밝힌다. 이날 연임 의사를 밝히면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역대 회장 중 처음으로 3연임에 도전하게 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우선 포스코 이사회는 ‘셀프 연임’이 불가능하도록 ‘현직 우선 심사제’를 손본다. 현직 회장에게 유리한 ‘단독’ 심사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더라도 과거와 달리 다른 후보와 경쟁해야 하는 구조여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특히 포스코 회장은 정권의 운명과 함께 했다. 우리나라의 대표 적인 소유분산기업이긴 하나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놓고 정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게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는 포스코를 겨냥 ‘주인없는 기업’이라며 CEO 장기 재임을 분명히 반대해왔다. 태풍 힌남노 사태 당시 포항제철소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등 포스코 본사 이전을 놓고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은 것도 최 회장에겐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소유분산기업은 이사회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인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만약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최 회장이 ‘용퇴’ 등 중도 퇴진을 결정하면 포스코 이사회는 즉각 ‘CEO 승계 협의회’를 구성해 차기 회장 선임에 나선다. 최 회장은 포스코 사규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자신의 거취를 밝혀야 한다. 이사회를 앞두고 최 회장이 이례적으로 초대 회장이자 ‘철강왕’으로 불린 박태준 고(故) 명예회장을 참배한 것도 ‘결심이 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게 한다. 현재 차기 후보로는 본인이 거듭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류션 부회장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내부 인사가 CEO에 오르는 포스코 전통에 따라 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강원 홍천 출신의 김 부회장은 1998년 입사해 25년간 포스코에 몸담으며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장, 생산본부장 부사장,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한 뼛속까지 ‘포스코 맨’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정기섭 사장과 유병옥 부사장, 김지용 부사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밖에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도 유력 후보군으로 불린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차기 회장에 대해서는 거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