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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송년기획-올해의 인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위기의 국힘 '구원투수'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후회없이 스윙할 것"

입력 2023-12-29 06:00 | 신문게재 2023-12-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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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일러스트=백승민 기자 optimaporma@viva100.com)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에 등판했다. 그때 배 12척이 남았는데도 그걸 이끌고 승리했다”


국민의힘 유준상 상임고문이 지난 20일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과 관련해 한 말이다. 임진왜란 당시 위기에 빠졌던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처럼 한 장관이 당을 구해 주기 바란 마음을 비유했다. 그만큼 당이 절박한 상황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국민의힘에서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부터다. 17.18%포인트 차이의 패배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띄었지만 조기 해산했다. 최근에는 차기 총선 서울에서 ‘6석 확보’에 그친다는 내부 보고서가 공개되며 더 큰 위기감이 고조됐다.

결국 김기현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비대위가 꾸려졌다. 비대위의 수장은 한 전 장관으로 임명됐다.

한 비대위원장은 보수진영에서 떠오르는 희망이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서 ‘조국 수사’를 지휘하며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맡았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도 거침없는 화법을 통해 야당 의원들을 상대하는 모습에 보수 진영은 환호했다. 그를 차기 대권주자로 뽑는 이들도 생겼다. ‘신선함’ ‘화려한 언변’ ‘엘리트’ 등 그를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는 많았다.

국민의힘에서도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한 장관을 두고 “차기 정치 지도자 여론 조사에서 당내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와 중도층으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당원과 보수층의 총선 승리의 절박함과 결속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 위원장과 관련해 우려를 제기한다. 우선 한 위원장이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지만 현실정치에서 여당 의원들을 지휘할 만한 경험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한 위원장은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길이 아니었고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된다”며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한 계산을 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특유의 화법으로 자신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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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 사무실로 출근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다음으로 한 위원장이 당정 수직관계를 완화시켜줄 수 있냐는 지적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쓴소리가 가능할 것이냐는 우려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른바 여의도 정치권과 전혀 동떨어진 새로운 파격적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비대위원장 출범이라는 데서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혁명적 변화를 기대해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서로 스타일도 잘 알고 생각을 잘 알기 때문에 중간에서 이른바 거간꾼이 끼어서 흔한 얘기로 농간을 부릴 수 있는 여지는 오히려 없어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본인을 ‘9회말 2사 타석에 선 타자’로 비유했다. 그는 “9회 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았어도, 스트라이크인지 아웃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며 거침없이 당을 이끌고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많은 이들이 기대와 우려 속에 한 위원장의 스윙이 어떤 결과를 갖고 올지 지켜보고 있다.

빈재욱 기자 binjaewook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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