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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태영건설 PF 위기 막기가 새해 첫 과제다

입력 2024-01-01 14:17 | 신문게재 2024-01-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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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민생경제 회복과 역동경제 구현과 함께 잠재 리스크 관리가 경제계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경제 부진과 불확실성 속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을 둘러싼 난제 풀기가 갑진년 경제의 첫 번째 열쇠다. 건설업 줄도산은 금융업을 비롯한 경제 전반의 위기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후폭풍을 최소화해 시장 우려를 잠재우는 것이 우선과제인 이유다.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3일 설명회와 11일 태영건설 채권 금융회사 제1차 협의회가 분수령이 될 테지만, 그 많은 채권단의 금융 지원 방식에 이견이 없긴 힘들다. 수용할 만한 대주주 자구책이 관건이 될 듯하다.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때의 유동성 위기는 연쇄적이다. 자본조달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많은 건설업계가 몇 년째 부동산 경기악화에 따른 분양시장 침체와 거래 위축의 악재를 근근이 버티는 처지다. 적절한 조정과 정리, 자구노력, 손실부담 등의 전제가 불가피한 면은 있다. 부동산시장 전체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 정책 구사가 더 중요해진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만기 연장 불발에 따른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금융시장이 생각처럼 많이 출렁이지는 않았다. 레고랜드 사태와 구분되는 점이다. 어느 정도 알려졌던 사안과 돌출된 이벤트와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다. 금융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PF 충격을 정부가 저지할 거라는 기대감까지 혼입돼 있긴 하다. 하지만 기대가 무너질 때는 걷잡을 수 없게 될 지경이다. 레고랜드 사태의 자금 조달 애로를 겪은 여파가 오래 미쳐 폐업의 길로 속속 들어서는 부분도 봐야 한다. 금융 부문에서 다양하게 규제를 완화한 것 같지만 현실의 온도는 다르다. 태영건설 사태가 부동산 PF 규모에서 출발했지만 업계 전반의 위기는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눈덩이처럼 커진 측면 또한 부인할 수 없다.

PF 먹구름이 갑진년 새해 건설업계에 짙게 드리워지는 중이다. 부동산 PF 대출 금리가 뛰면서 수익성 악화로 유동성 악화에 어려움을 겪는 업계를 방관만 할 수는 없다. 지난해 전국 건설사 폐업 신고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거의 3000건에 이른다. 실행력 없이 시장의 PF 불안 요소 인지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자금을 빌려준 금융권, 다른 건설사들로 위기가 전이돼 2011년 저축은행 PF부도 사태 때처럼 되면 안 된다. 시장 더듬기식이 아닌 시장 안정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진중한 대처가 매우 요긴해졌다. 새해 성장동력 확보는 부동산 PF발(發) 위기 현실화를 선제적으로 막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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