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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난항 예상…산은, 윤세영 회장 눈물호소에도 자구책 부족 지적

입력 2024-01-03 16:48 | 신문게재 2024-01-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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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채권단 설명회<YONHAP NO-2214>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일 태영건설이 제시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안에 대해 충분치 않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워크아웃 절차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채권단 관심 사항인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게 채권단을 불편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태영건설의 자구안 약속이 첫날부터 지켜지지 않았으며 자구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채권단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읽었다.

그러나 윤 회장은 사재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한 채권단의 질의응답이 이어지기 전에 자리를 떴으며 태영건설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을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우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태영그룹 윤석민 회장 416억원+티와이홀딩스 1133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계열사인 에코비트의 매각을 추진해 매각자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안을 발표했다.

또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을 하겠다고 전했다.

채권단측 입장과 관련해 양재호 산은 기업구조조정1실장은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로 넣었어야 하지만, 티와이홀딩스 채무변제에 활용하고 400억원만 넣었다”며 “오늘(3일) 낮 12시까지 1149억원을 넣으라고 했지만 티와이홀딩스 채무 변제에 계속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워크아웃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태영이 자구노력을 더 해야 하고 합의된 내용을 더욱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채권단 설명회에 직접 나와 눈물의 호소문을 읽으며 채권단 설득에 나섰으나 일단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윤 회장은 “언론보도에서 PF 보증 9조원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실제 문제 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라며 “태영의 현재 수주잔고는 12조원이 넘고 향후 3년간 연 3조원 이상 매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영은 지난 몇 년간 PF 사업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뒀고 가능성을 증명했다”면서 “이런 가능성을 과신한 나머지 자기관리에 소홀한 탓에 뼈아픈 부도 위기를 몰고 왔다. 저를 비롯한 경영진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또 윤 회장은 “피해를 최소화해 태영과 함께 온 많은 분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도록 살 수 있는 길을 찾게 도와달라”며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이날 태영건설이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오는 11일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확정한다. 부결되면 워크아웃 절차가 종료되고 법정관리로 넘어간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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