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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 서울 마포을…‘운동권 맞대결’ 586 함운경·정청래에 MZ 장혜영까지 가세

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 이번엔 깨질까

입력 2024-03-21 14:40 | 신문게재 2024-03-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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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함운경·더불어민주당 정청래·녹색정의당 장혜영 후보가 마포을에서 격돌한다. (각 후보 페이스북)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브릿지경제 총선특별취재팀은 접전 지역을 밀착 취재해 후보들과 유권자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 세 번째 지역은 서울 마포을 지역이다.

마포을은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텃밭이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부터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정청래 후보가 54%(6만9336표)를 얻어 37%(4만7443표)를 얻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김성동 전 의원에 압승했다.

하지만 이번 마포을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4선에 도전하는 정 후보와 민주화운동 동지회장인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가 맞붙기 때문이다.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정치인으로 뽑히는 정 후보와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86 운동권의 대부였지만 2016년부터 운동권 특권 문제를 비판하고 전향한 함 후보의 대결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외에도 마포을에 조직세가 있는 녹색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참전하며 대진표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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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함운경 후보가 지난 20일 경로당을 찾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브릿지경제)

 

“생선 장수 함운경, 싱싱한 정치 하겠다”

함 후보는 유권자들과 만날 때마다 생선 장수를 한 이력을 밝히며 서민을 대변할 수 있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일 상수동 한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자신의 강점을 어필했다. 함 후보는 “20년 동안 고인물 마포을을 바꿔보겠다”며 과거 생선 장수로서 살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서민들의 고충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 후보는 이날 여러 군데의 지역 커뮤니티를 돌며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에 바빴다. 선거를 앞두고 전략공천된 케이스라 아직 낯설게 보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함 후보는 브릿지경제에 “많이 돌아다니면 되고 선거 플래카드 걸고 시작하면 또 달라진다. 금방 알려지게 되면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며 “당원과 지지자들이 곳곳에 있다. 전부 임전태세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함 후보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운동권 특권 청산을 할 인물보다는 지역 이슈를 해결할 적임자로서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민생을 파고들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준비가 돼 있는다는 것이다.

마포을의 최대 관건인 상암동 쓰레기소각장 추가 건립 문제 관련해서도 분명하게 반대의 입장을 드러냈다. 함 후보는 “기본적으로 오세훈 서울 시장과 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며 “오 시장은 매립지가 다 찼으니까 소각장을 만들자는 것인데, 쓰레기 소각장을 추가 건설 없이 해결 방법을 찾아야 되고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국가적으로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60대 자영업자 A씨(여)는 “정 후보가 인지도가 높지만 손님들이 함 후보 얘기를 하고 있다”며 “정 후보에 대한 피로도가 오래 쌓여 새 인물에게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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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청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전에는 길거리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정청래 후보 페이스북)

 

“오래 했어도 이 지역은 정청래가 유리하다”

정 후보는 마포구에서 3선을 달성한 현역 의원이다. 이번에 4선에 도전하는 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전에는 일정을 비공개하며 지역민들과 일대일 접촉에 나서고 있다. 또 정 후보는 터줏대감답게 지역 밀착형 공약을 통해 주민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정 후보는 마포구의 뜨거운 감자인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 백지화 외에도 서부광역철도 조기 착공도 약속했다. 마포구에 성산역을 신설해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상암역 등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가 의원시절부터 추진하고 있는 숙원사업으로 서울 마포구, 양천구, 강서구 그리고 경기 부천시의 상습 차량 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약이다.

30대 자영업자 B씨(남)는 “이번에도 정청래 후보가 무난하게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편 후보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포을에서는 정 후보 인기가 좋다”며 무난한 당선을 예상했다.

50대 자영업자 C씨(남)도 “이 지역은 정 후보가 오래해서 유리하다”면서도 “소각장 이슈에 있어서 나는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후보들은 모두 반대를 외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장혜영 후보

녹색정의당 장혜영 후보는 부지런히 마포을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와 소통하고 있다. (사진=장혜영 선거사무소)

 

“주민들과 함께 정치의 다양함을 만들고 싶다”

현역 의원인 녹색정의당 장혜영 후보도 ‘정청래 아성’에 도전한다. 마포을은 정의당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지난 총선 때도 정의당 오현주 후보가 득표율 8.8%를 기록했다.

장 후보가 지난 20일 망원동 일대 상가를 돌며 유세를 하자, 장 후보를 알아보는 젊은 유권자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사진을 같이 찍자고 요청하거나 반가움에 포옹을 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은 “TV에서 볼 때는 사나워 보였는데 실제로 대화해보니 밝고 따뜻하다” “젊은 사람이 대단하다. 이번에 젊은 사람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응원했다.

60대 공인중개사 D씨(남)는 장 후보를 보고 “추운데 고생한다. 소각장 때문에 애쓰는 것 안다”며 격려했다. 장 후보는 브릿지경제에 “이런 응원을 들을 때마다 큰 힘이 된다. 소각장 문제는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차원의 자원 순환 정책 문제이기도 하다. 폐기물 관리법 개정, 자원순환 로드맵 등으로 해결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장 후보는 “정 후보는 민생을 외면하는 정책을 펼쳐 80여 개 시민단체에서 낙천 대상으로 뽑혔다. 본인 보좌관이었던 정진술 전 서울시의원 제명 사유와 보궐 선거 미실시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지금 공천됐다가 부적격 사유로 취소되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한데 왜 정 후보는 성역화됐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장 후보는 마포을을 두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마포는 창작자들도 많이 살고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 돼있다. 다양성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는 주민과 함께 정치의 다양성도 만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빈재욱·나유진 기자 binjaewook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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