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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맞은 맥주 시장… 주류 빅3 웃고, 수제맥주는 울상

오비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 출시
테라·켈리로 1위 노리는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크러시’...젊은 세대 공략 속도
편의점 의존도 높던 수제맥주 입지 축소...수익성 악화

입력 2024-04-04 12:00 | 신문게재 2024-04-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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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비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 하이트진로 ‘켈리’, 롯데칠성음료 ‘크러시’. (사진=각사)

 

본격적인 맥주 성수기를 앞두고 맥주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 빅3 업체는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수제맥주 업체는 생존에 급급한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맥주업체들은 성수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새 맥주 브랜드를 앞다퉈 출시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오비맥주는 최근 선보인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 출시를 기념해 신규 캠페인을 선보이는 등 신제품 알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수지와 함께한 이번 신규 TV 광고에서는 ‘기다리면 스스로 차오르는 부드러운 환상거품’이라는 문구와 함께 한맥의 풍부한 거품과 극대화된 부드러운 풍미를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한맥은 이번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오는 4월 10일까지 여의도 IFC몰에서 팝업스토어도 오픈한다. 한맥 생맥주가 차오르는 듯한 모습을 구현한 ‘대형 생맥주 조형물’ 등 부드러움을 몰입하여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 출시 1주년을 맞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켈리는 지난달 26일 기준 누적판매 3억6000만병을 돌파했다. 지난해 가정 채널에서 시작한 켈리 돌풍은 최근 유흥채널로 옮겨가고 있다. 켈리의 유흥 채널 판매 비중이 출시 초기 약 35%에서 현재는 약 45%로 10% 이상 증가한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켈리와 테라, 투트랙 전략으로 다가오는 여름 성수기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프로야구 개막 시즌에 맞춰 10개 구단 중 9개 구단과 계약해 야구장 내 켈리를 독점 공급하고 있고, 배달앱 쿠팡이츠와 더블 가격 할인 이벤트, 멕시카나치킨과 경품 행사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켈리의 신규 브랜드 슬로건 ‘더블 임팩트 라거, Kelly’를 도입 광고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브랜드와 추가 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4세대 맥주 ‘크러시’의 영업망과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출시 초기 술집이나 식당 등 유흥 채널 입점에 집중했으나 현재는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채널로 영업망을 확대 중이다. 실제 1월말부터 입점을 시작한 편의점의 경우, 500㎖ 캔 제품 기준 85%이상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재활용이 용이한 크러시 투명 페트병 제품도 출시했다.

크러시 모델 카리나를 활용한 광고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1월 처음 공개한 광고에서는 기존 맥주와 선 긋는 4세대 맥주 ‘크러시’의 등장을 알렸다면, 지난 1일 공개한 두 번째 광고는 기존 음주문화가 가진 낡은 분위기를 타파하고 ‘크러시’만의 매력을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다가오는 성수기를 맞이해 주점·음식점과 어울리는 POP(포스터 등)를 전개하는 등 다양한 오프라인 프로모션 활동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아시안컵 특수, 편의점 맥주 인기<YONHAP NO-2267>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르는 시민의 모습. (사진=연합)

 

반면 수제맥주 시장은 마케팅은커녕 살아남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제주맥주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경영권까지 매각에 나섰다. 지난해 제주맥주는 매출 224억원, 영업손실 10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손실 규모가 100억원을 넘었고, 매출은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외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경영진들은 경영권과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제주맥주 최대 주주인 엠비에이치홀딩스와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 864만주와 경영권을 101억5600만원에 더블에이치엠에 매각했다.. 


세븐브로이도 지난해 4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124억원)은 전년(329억원) 대비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제맥주 시장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엔데믹 이후 소비 트렌드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홈술족이 집 밖으로 나가면서 편의점에서 주로 살 수 있었던 수제맥주 수요가 급감했고, 유일한 유통 채널인 편의점과 마트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주 소비층이던 Z세대 음용 취향이 위스키와 하이볼 등으로 옮겨갔고, 편의점 업계가 ‘1000원 맥주’ 등 잇따라 저가형 주류를 선보이며 가격 경쟁력도 함께 잃었다는 분석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 업체들이 한때는 대기업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식의 맥주들도 생산했는데, 이마저도 중단되면서 쉬고있는 공장 라인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수제맥주가 편의점에서도 밀려나면서 당분간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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