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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K-배터리, 2년 뒤 중국산 흑연 의존 탈피 가능할까

입력 2024-05-08 06:34 | 신문게재 2024-05-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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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숨고르기에 들어선 국내 배터리업계가 2년간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 걱정을 덜게 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최종 가이던스가 최근 국내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확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27년 초 이전까지 국내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 및 흑연 자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정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지난 3일, IRA에 따른 친환경차 세액공제 조항 및 해외우려기관(FEOC) 정의에 대한 최종 가이던스를 각각 발표했다. 사실상 중국기업을 의미하는 FEOC 규정과 관련해, 2026년 말까지 중국산 흑연 사용이 가능하도록 유예 기간을 부여한 것이 골자다.

흑연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에 필요한 소재다. 특히 음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흑연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96%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가 발표한 FEOC 잠정 지침에 따르면 당장 내년 1월부터 중국산 흑연 음극재를 사용할 경우 IRA 보조금 수혜를 받을 수 없었다. 이 지침이 원칙대로 적용되면 K-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보조금 수혜 모델은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단기간 공급망 대체가 어려운 한국기업의 입장을 감안해 FEOC 적용이 2년간 유예됐다. 미국 재무부는 천연흑연뿐만 아니라 합성흑연을 전기차에 사용할 경우, 공급망을 추적해 원산지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미국 정부가 특정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 배터리에 사용된 흑연에 대해서는 FEOC에서 조달해도 2026년 말까지는 문제가 없게 됐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중국을 대체할 공급처 개발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유예기간이 끝난 뒤에는 FEOC 규정을 어떻게 준수할지에 대한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미국 정부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흑연을 비롯한 중국산 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6월 호주 기업 노보닉스와 인조흑연 공동개발협약(JDA)을 맺고 제품 개발에 성공할 경우 10년간 5만톤(T) 이상의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8월 호주 시라와 천연흑연을 공급받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SK온은 올해 2월 미국 기업 웨스트워터 리소스와 천연흑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앞서 SK온은 지난 2022년에도 호주 시라와 천연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작년 1월 우르빅스와도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 밖에 양·음극재 생산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은 4000억원을 투자해 인조흑연 생산규모를 2025년까지 2배 이상 늘린다고 올해 초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3월 포스코퓨처엠은 호주 광산업체와 아프리카산 천연 흑연 대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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