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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쌓여가는 건설사들… 재무 건정성 '빨간불'

입력 2024-05-08 14:37 | 신문게재 2024-05-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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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고금리 장기화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건설사들의 미수금 규모도 커지고 있다.

미수금은 건설사의 재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크게 공사를 완료한 후에 대금을 받지 못한 ‘공사미수금’과 분양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약자들로부터 대금을 거둬들이지 못한 ‘분양미수금’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 같은 불경기에 건설사의 미수금 규모가 커지면 도미노 ‘부실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건설사 맏형 격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미수금이 3조4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1911억원(48%) 증가했다. 공사미수금이 1조9854억원에서 3조3232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인데 1년 새 70% 가량 급증했다. 분양미수금은 151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해외 사업이 다수지만 국내 정비사업 중엔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장에서 696억원, 경북 포항 ‘힐스테이트 환호공원’에서 956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매출이 늘어난 것과 실제 수금까지 걸리는 기간 등에 따른 것으로 주의할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수금이 늘어난 원인은 공사대금 회수보다는 매출 증가에 따른 지연 증가”라면서 “특히, 지난해 준공 현장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올해 준공이 본격화하면 공사 미수금은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GS건설도 지난해 공사미수금이 2조6579억원으로 전년 2조3862억원 보다 11% 가량 증가했다. 이중 공사미수금은 2조6100억원, 분양미수금은 400억원이다. 국내 주요 미수금이 발생 사업은 여의도 주상복합아파트 ‘브라이튼’(5421억원), 동작구 ‘흑석자이’(246억원), ‘송도자이더스타’(255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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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견, 중소 건설사들의 미수금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현금 유동성이 큰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중견, 중소 건설사들은 미수금이 증가하면 자금 경색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도설까지 돌았던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못 받은 공사비 미수금이 재무 부담을 더 키웠다. 지난해 미수금은 전년(61억8356만원) 보다 75억1130만원 증가한 136억원9486만원으로, 1년 새 121% 급등했다. 대구 달서구의 빌리브 라디체(647억원) 등 주로 대구 소재 사업장에서 미수금이 상당수 발생했다.

같은 기간 △중흥토건 4758억원(37%↑) △계룡건설산업 2310억원(49%↑) △한신공영 2157억원(39%) △동부건설 1191억원(60%↑) 등 주요 중견사들의 미수금이 불어났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늘고 있다”면서 “지금 같은 불경기에 보유 자산을 팔기도 쉽지 않고, 채권 매입도 힘들어 미수금이 늘어나면 재무 구조가 불안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도 건설사의 미수금에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건설사들이 올해 미분양에 따른 공사미수금과 관련해 대손 반영이 본격화되면서 즉각적인 자본감소 및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PF 우발채무 리스크와 분양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운전자본부담 등 건설사의 차입부담은 올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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