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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쎄시봉' 장현성 "이장희, 근사하고 정열적인 남자"

"반항적이고 유쾌한 캐릭터… 이번 작품위해 기타 배워"

입력 2015-02-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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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현성은 영화 ‘쎄시봉’에서 40대 시절 가수 이장희를 연기했다.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1970년 한국 포크 열풍의 중심이던 무교동 음악 감상실 쎄시봉과 그곳에서 탄생한 전설의 그룹 트윈폴리오를 다룬 영화가 지난 5일 개봉했다. 영화 ‘쎄시봉’은 트윈폴리오가 있기 전 제3의 멤버였던 오근태(정우)란 인물에 주목한다. 오근태는 당시 윤형주(강하늘), 송창식(조복래)과 함께 노래를 불렀던 실존 인물 이익규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인물이다. 극 중에 오근태는 이장희(진구)의 제안으로 쎄시봉에서 노래를 부른다.

극에서 한발 떨어져 있지만 이장희는 개성이 다른 세 인물을 하나의 그룹으로 만드는 훌륭한 프로듀서이자 이야기의 화자(話者)다. 배우 진구는 이장희의 20대 젊은 시절을 연기하며 관객에게 ‘낭만’을, 장현성은 40대와 60대 이장희로 ‘추억과 감동’을 선물한다.

배우 장현성의 모습은 작품 속 이장희를 닮아있다. 행동은 여유로우면서 깊이 있고 진지한 말 속에는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위트가 있다. 영화가 처음 소개되는 언론 시사회 때 장현성은 자신이 직접 만난 이장희를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주인공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 통해 이장희 선생님을 실제로 만났어요. 첫 느낌은 ‘근사하고 정열적인 남자’예요. 제가 좋아하는 소설 속 조르바는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을 짓누르는 것에 대해 반항하면서도 한없이 유쾌한 캐릭터죠. 이장희 선생님이 딱 그래요. 울릉도에 있다가도 어느 순간 미국에 가 있고 가끔 술을 한잔 하면 조르바가 과부 이야기를 하듯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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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현성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배우로서 장현성은 활발하고 꾸준하다. 조연부터 비중 있는 주연급까지 그는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작품으로 대중과 만난다. 이런 그에게도 음악 영화는 처음이다.

“음악을 상상하면서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제가 다 아는 음악이고 심지어 좋아하는 것들이죠. 실제 대본에는 없지만 활자와 활자 사이에 음표가 흐르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게다가 ‘쎄시봉’이야! ‘무조건 해야겠다’ 생각했죠.”

영화에서 장현성은 오근태의 40대 시절을 연기한 김윤석과 함께 트윈폴리오의 히트곡 ‘웨딩케이크’를 기타 반주에 맞춰 부른다. 기타를 처음 배워 ‘당구로 치면 50’ 정도에 불과한 실력이지만 김윤석과의 호흡은 꽤 훌륭하다. 모든 것이 변해버린 40대, 미국 LA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만드는 화음은 슬픈 노래 가사처럼 관객의 마음을 적신다.

“평소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좋은 사람들과 술 한 잔 마시는 거 외에는 특별한 취미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 덕분에 기타를 알게 됐죠. 촬영 때문에 정말 죽기 살기로 연습했어요. (김)윤석 형과는 20대 중반 극단생활할 때부터 알던 사이예요. 관객은 물론 심지어 김희애씨도 윤석 형 손에 어울리는 건 칼, 총, 돼지 뼈다귀라고 해요. 하지만 저는 그의 손에 기타가 있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이번 영화로 관객이 윤석 형의 그런 모습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장현성은 최근 SBS 드라마 ‘펀치’에서 주인공 김래원과 은밀한 거래를 하는 의사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더불어 ‘펀치’ 후속으로 안판석 감독이 연출하는 ‘풍문으로 들었소’에도 출연한다. 배우로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법도 하지만 그는 ‘본인의 시간에 충실 한 편’이란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장 르노 등은 몇 년에 한 작품씩 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연기 외적으로 보내요. 그런 인생이 멋있고 근사한 건 사실이지만 누구나 그럴 수는 없어요. 어느 시점부터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예술’만을 고집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장현성은 어떤 배역이나 작품이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할 뿐이다. 분량, 작품 수 등이 ‘많다, 적다’ 보다는 배우로 보내는 시간에 충실하기 위해. 그는 그런 배우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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