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nce(재취업)

"장애인은 일 못할 것이라는 편견 버려라"

[인터뷰] 장애인고용촉진대회 25주년 맞은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입력 2015-04-13 09: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장애인이 살아가기에는 힘든 나라다. 특히 장애인들의 자활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경제적 자립이다. 아직도 많은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장애인의 날(4월20일)이 있는 4월을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으로 정하고 장애인고용촉진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는 장애인고용촉진대회를 앞두고 박승규(72)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을 만나 장애인들의 자활과 경제적 자립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이사장은 1994년 한국장애인정보화추진협회 초대 회장을 비롯해 최근까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이사를 역임할 만큼 장애인 복지와 고용 분야의 전문가다. 그 또한 30대 초반부터 척추가 굳어지는 병을 앓아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인이다.

 

박승규
박승규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이 25회 장애인고용촉진대회를 앞두고 장애인 고용지원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애인고용공단 제공)

- 장애인고용촉진대회가 25주년을 맞이했다.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장애인고용촉진대회는 장애인 고용에 힘써온 기업 및 개인에게 포상을 하는 자리다. 주변에 귀감이 될 만한 사례들을 심사해 장애인고용촉진유공자와 장애인고용 신뢰기업 등으로 나누어 선정 및 발표하고 있다.

25년 동안 장애인 고용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초기에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지금보다 훨씬 부족했다. 현재는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이 늘었고, 자발적으로 장애인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보람이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 아쉬움이 더 크다. 법에서 정한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2.7%(공공기관은 3%)인데, 2013년 12월 말 장애인 고용률은 2.48% 정도의 수준이다. 이에 올해를 새로운 변화의 원년으로 삼고 장애인이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려 한다.

-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보 부족, 장애인에 대한 편견 등이 가장 크다.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장애인 고용’하면 기업에서는 번거로운 일이라 생각하고 막막해 한다. 하지만 정부와 우리 공단에서는 장애인과 사업주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러한 지원 사항을 알아보고 활용할 수 있다면 고용에 대한 어려움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기업들이 장애인의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최근에는 사무직과 생산직뿐만 아니라 서비스직 등 다양한 업종에 장애인들이 진출해 뛰어난 업무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에서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


- 기업이 장애인고용을 늘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게 할 방안은 없나?

장애인고용을 유도하기 위한 의무고용제도가 있지만, 기업이 스스로 장애인 고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도 필요하다.

현재는 기업이 법정 의무고용률을 초과하여 장애인을 고용하면 장려금을 지급하고, 장애인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공단은 기업이 장애인고용 준비부터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통합고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이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장애인고용시설 설치비용 융자나 무상지원, 장애인 고용관리에 소요되는 비용도 지원한다.

또한 장애인표준사업장 지원 제도도 있다. 장애인을 일정 조건으로 다수 고용하여 표준사업장으로 인증 받으면 작업시설, 부대시설, 편의시설의 설치 등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세제감면과 장애인표준사업장 생산품 우선 구매제를 적용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4장애인고용촉진대회
지난해 4월 열린 ‘2014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장애인고용촉진유공자들에게 포상을 한후 기념촬영을 하는 박승규 이사장(사진 왼쪽). (노동부 제공)


- 지난해 4월 8일 취임 이래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성과를 알려 달라.

지난 한 해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기업 및 장애인의 접근이 편리한 서울 도심지에 ‘서울맞춤훈련센터’를 설립한 것이다. 기존 공단 5개 직업능력개발원은 도심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부족하여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접근성이 용이한 충무로에 맞춤훈련센터를 설립하여 장애인과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 되었다.

또한 기업이 장애인 고용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원했다.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4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맞춤형 장애인 고용연계서비스인 ‘통합고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해 7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17개 시·도 교육청과 연계한 ‘각급학교 내 일자리 사업’을 통해 취업이 어려운 발달장애인과 지적장애 등 중증장애인 10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도 뿌듯했다.


- 올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지난 1월 고용노동부가 ‘장애인고용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국가기관·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중증·고령·여성장애인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올해는 먼저 중중장애인 중심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표준사업장 설립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특히 고용이 저조한 대기업을 대상으로 자회사형표준사업장 설립을 적극 유도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한다.

또한 경쟁력 있는 장애인을 양성하는 데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해 설립된 ‘서울맞춤훈련센터’에 이어 올해는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가 서울에 들어선다. 직업훈련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능력을 갖춘 장애인의 사회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중증장애인에 대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미취업 중증장애인 200명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하고,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는 ‘중증장애인 인턴제’를 최초로 도입·시행한다. 또한 장애학생에 대한 취업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워크투게더센터’를 기존의 6개에서 8개로 확대해 운영하고자 한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