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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남산+크로아상+도넛=남상츠'를 아시나요?

[나이를잊은사람들]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 총주방장 겸 지배인 번하드부츠
부임한지 한달도 안돼 테라스 이용한 프로모션 '남상츠' 기획

입력 2015-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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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박효주 기자 = 도심 속 일상은 잠시 접어두고 햇살과 바람을 느끼며 여유로운 점심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남산 언덕에 자리잡은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이다.

 

올해로 설립 33년을 맞은 밀레니엄 서울힐튼이 최근 한층 젊어지고 있다. 독일에서 건너온 한 남자 때문이다. 총주방장과 지배인을 겸임하고 있는 번하드부츠(54)씨가 그 주인공. 밀레니엄 서울힐튼을 속까지 변화시키는 그를 지난달 중순 만나봤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신임 총주방장
밀레니엄 서울힐튼 번하드부츠 신임 총주방장.(사진제공=밀레니엄 서울힐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속 남대문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밀레니엄 서울힐튼이 위치해있다.

 

거리가 얼마 되지 않음에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첫 느낌은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과 같은 고즈넉함이다.

호텔 로비를 지나 찾은 1층 식당의 분위기도 매한가지다. 

 

전면 유리창으로 보이는 나무들과 아득하게 보이는 서울 시내는 이 같은 느낌을 더해준다. 

 

하지만 번하드부츠씨를 만나자 주변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바쁜 점심시간을 피한 오후 3시 무렵이었지만 그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한국은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에요. 매번 느끼지만 한국 사람들은 열정적입니다. 특히 밀레니엄 서울힐튼 직원들이 그래요.(웃음) 그 속에서 일하다 보면 바쁘긴 하지만 지치지 않는 이유입니다.”

37년 차 베테랑 요리사인 그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힐튼 월드와이드와 샹그릴라, JW 메리어트, 쉐라톤, 르네상스 등 글로벌 체인 호텔에서 근무하며 유럽, 중국, 베트남 등 전 세계의 도시를 오갔다.

한국 근무는 지난 2000년 서울과 2005년 부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때문에 한국이 낯설지 않다. 요리사인 그에게 인상 깊은 한국 음식이 있냐고 물었다. 바로 되돌아오는 답변은 바로 ‘김치찌개’다.

“어제도 직원들과 나가 김치찌개를 먹었어요.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요. 요리를 하는 직업이라 그런지 쉬는 날은 보통 무거운 음식보다는 간단한 요리가 좋더라고요. 호텔 앞 남대문 근처에 있는 김치찌개 가게를 추천할께요.”

힘들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그는 말하는 내내 반짝이는 눈으로 식당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지나가는 직원 한명 한명에게 아는 체를 하며 눈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오가는 손님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기도 했다.
 

밀레니엄서울힐튼샌드위치출시
밀레니엄 서울힐튼 샌드위치(밀레니엄 서울힐튼 제공)
사실 그는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맡은 역할이 많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번하드부츠 총주방장의 직함은 ‘Executive Chef(총주방장)’가 아닌 ‘Director of Culinary’다. 우리말로 ‘요리 총기획자’로 번역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주방을 총괄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전반 식음료 사업을 총괄, 기획하는 경영자역할을 겸하고 있다는 의미다. 

 

상품 기획이나 유통, 홍보까지 식음료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참여한다.

“미국 서부 호텔들은 대부분 이런 직함을 가지는 사람이 있어요. 주방 안에만 있으면 오히려 일이 쉬워요. 사업을 만들고 감독하는 위치에 있으면 일하는 것이 쉽진 않습니다. 반면 보람도 크지요.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는 큰 틀에서 많은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 저 만의 색깔로 말입니다.”

수많은 호텔을 경험한 그의 눈에 비친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어떤 모습일까. 

 

국내 호텔 중에서도 다양한 식당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그의 실험에는 적격이라는 게 번하드부츠씨의 생각이다.

“많은 호텔들이 규모에 따라 식당을 서너 개 정도 갖추고 있어요. 하지만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식당 종류가 많아 기획을 짜기 좋지요. 특히 식당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테라스에요. 바람을 느끼면서 식사를 할 수 있지요. 테라스를 보자마자 다양한 기획들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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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서울힐튼 '남상츠'(밀레니엄 서울힐튼 제공)

 

실제로 그는 부임한지 한달도 안돼 테라스를 이용한 프로모션인 ‘남상츠’를 기획, 호응을 이끌어냈다. 

 

 

남산과 크로아상, 도넛의 합성어인 ‘남상츠’는 겹겹이 쌓인 크로아상의 질감과 도넛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디저트다. 보통 크로아상은 32겹이지만 남상츠는 288겹으로 만들어져 식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

페스트리 쉐프 출신이기도 한 그는 브런치에 유독 관심이 많다. 오는 8월에는 싱가폴 푸드 페스티벌을 열고 싱가폴 일류 호텔에서 선보이는 ‘싱가폴 선데이 브런치’를 재현할 계획이다.

“브런치는 자신있는 분야기도 하지만 젊은 직장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이란 판단입니다. 호텔음식이 무겁고 비싸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는 호텔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말을 아꼈다. 자신의 지금까지의 성공은 무언가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게 그의 답변이다. 너무 많은 계획은 자신을 피로하게 하고 실망할 수 있다는 것.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하루를 즐길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삶”이라는 게 그의 가치관 이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밀레니엄 서울힐튼을 찾는 그의 이런 낙천성과 행복감이 전해지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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