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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가맹점주에게 한번도 원망 들어본 적 없는 게 자랑거리"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종잣돈 3000만원으로 시작… 12년간 '토프레소' 지켜온 오종환 대표

입력 2016-03-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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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커피전문점 전성시대다. 골목 구석구석까지 카페가 들어서면서 유명세를 탄 커피전문점들도 문을 닫는 일이 부지기수다. 카페 홍수 속에서 12년간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사람이 있다. 폭발적인 성장을 일궈 냈다기 보다 오랜 기간 사업을 보듬어 지켜내왔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CEO, 오종환 토프레소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종환 토프레소 대표 인터뷰5
오종환 토프레소 커피프랜차이즈 대표가 한남동 본사에서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성공이란 게 사실 별다른 건가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면 성공인 거죠. 전 그런 면에서 성공했다고 자부합니다.”

 

오종환 토프레소 대표에게 성공에 대해 묻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되돌아온 답이다. 오 대표의 말처럼 토프레소는 가맹사업에 뛰어든 다른 이들과는 사뭇 다르게 사업을 운영해왔다. 남들이 점포 숫자경쟁에 집착하며 프랜차이즈 덩치 키우기에 연연했다면 오 대표는 가맹점을 하나씩 챙기며 차근차근 사업을 다져왔다. 그렇게 12년이 흐르면서 현재는 전국 27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맹사업을 하면서 폐점이 없는 매장은 없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폐점하는 점주분이 제게 화를 낸다거나 원망하는 소린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나름대로 신뢰를 쌓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이러한 신뢰는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줄곧 지켜온 ‘어느 순간에도 정직하자’라는 원칙 덕분이다. 가맹점을 개설하는 순간부터 혹여나 폐점하는 마지막까지도 가맹점주에게 솔직하자는 게 그의 신조다.

이를 위해 남들이 가맹개설팀을 강화 할 때 오 대표는 매장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 직원을 늘려 가맹점을 좀 더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매출이 줄고 있는 가맹점이 있다면 슈퍼바이저가 총체적인 문제점을 진단한다. 슈퍼바이저가 매장에 필요한 것이 있다고 판단하면 본사는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토프레소의 슈퍼바이저는 전 직원의 40%가 넘는다.

“빠른 길보다는 탄탄한 사업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프랜차이즈 창업을 시작하는 분들은 창업을 처음 하신 분들이 많죠. 그래서 조금 느리더라도 과정이 더욱 중요한 것이죠.”

이러한 마음은 사실 그 또한 사업 초창기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을 거치며서 누구보다 창업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2004년 종잣돈 3000만원으로 아내와 함께 토프레소의 첫 번째 매장인 순천향대점을 오픈했다. 당시 학생들이 좋아하는 메뉴인 토스트와 커피를 주 메뉴로 삼고 토스트와 에스프레소의 앞 글자를 따 ‘토프레스’라는 상호도 직접 지었다. 토프레스에는 최고(TOP)의 커피라는 의미도 담겼다.

매장 위치가 유동인구가 제법 많은 곳이라 가게 문을 열면 손님이 쏟아질 줄 알았다는 그의 예상은 처음부터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가게 문을 열면 손님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고민을 하다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일단 우리를 알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죠. 강의실을 돌며 쿠폰을 나눠주고 토스트 무료 시식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자 점차 입소문을 타기시작하면서 매출이 몇 배씩 뛰어 올랐어요. 이 상황을 지켜본 거래처 분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권유했고 1년 만에 겁도 없이 가맹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오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이처럼 복잡할 줄 알았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땐 참 무식하고 용감했던 것 같아요. 직접 인테리어 컨셉을 잡고 메뉴를 개발했으니,똑같은 매장 하나만을 내주면 된다는 말에 가맹사업을 시작했거든요. 이후에도 문의가 계속 왔고 하나씩 해결하자는 생각에서 서울 방배동 반지하 공간을 구해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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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가 꾸준히 사업을 지켜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맛’과 ‘노력’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먼저 토프레소는 신선한 원두를 전국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당일 배전(커피 볶기), 당일 발송의 원칙을 지키고 있죠. 매장이 늘어나면서 어려움이 있지만 로스터를 추가로 구입해 설치하고 꾸준히 늘려가고 있죠.”

꾸준히 선보인 신메뉴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겨울 출시한 ‘뱅쇼’는 레드 와인에 시나몬 스틱, 베리 등 각종 부재료를 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으로 SNS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복고열풍에 맞춰 파르페를 출시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올해는 세컨 브랜드도 개설할 생각이다. 토프레소가 가맹점을 시작하는 창업자들과 직원들에게 단순히 사업장이 아닌 인생의 플랫폼이 되길 희망 한다는 오 대표의 목표는 한결같다.

“여기는 정말 믿을 만한 회사라고 가맹점이나 직원들이 말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궁극적으로 매장이 줄고 없어진다 하더라도 바른 길을 걸어갔다면 그게 성공아닐까요.”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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