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 재테크

[비바100]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노후준비법

대니얼 카너먼 “돈, 넣어두고 잊어라”
로버트 머튼 “자산 말고 소득 목표 세워라”
윌리엄 샤프 “분산 투자하라”

입력 2017-04-18 07:00 | 신문게재 2017-04-18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급속한 고령화로 개인의 노후 준비 중요성이 커졌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어려워하고 있다. 퇴직연금을 중도에 찾아 쓰거나 은퇴 후 몇 억원 필요하다는 막연한 목표만 곱씹는 경우가 많다. 세계 최고 석학이라 불리는 이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조언을 들어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 대니얼 카너먼 "넣어둔 돈 잊어라"     
  
대니얼카너먼
대니얼 카너먼은 행동경제학의 아버지이자 개척자로 평가된다.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심리적 편향’을 가진다는 전망이론으로 2002년 노벨상을 받았다.
 
카너먼은 노후 자금을 넣어두고 잊으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노후 자금을 당겨 쓰는 경우가 있다. 카너먼은 이에 대해 미래 손익을 과소평가하고 현재 손익을 과대평가하는 ‘현재 편향’ 심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후 자금은 미래에 쓸 돈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작게 평가하며 당장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단 쓰고 보자’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노후 자금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동시에 이를 잘 관리하려면 노후 자금이 자동으로 운용되게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정나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사람들은 현재 상태를 바꾸라는 압력이 없다면 계속해서 같은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노후 자금 적립 과정을 미리 설계하고 초기값을 적절히 설정하면 현상 유지 편향으로 인해 더 노력하지 않아도 목표를 이루기 쉽다”고 말했다.
 
12면_저금통

노후 자금을 적립할 때 직접 매달 이체하는 것보다 가입할 때 일정액을 자동이체되게 등록하는 게 유리하다. 금융기관이 때마다 투자 대상 및 비중을 조절하게끔 금융기관의 자동 자산 배분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노후 자금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대상이나 비중 등이 달라져야 하지만 개인이 매번 이를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로버트 머튼 “소득 목표 세워라”

로버트머튼
로버트 머튼은 금융파생상품의 이론가격에 관한 ‘블랙-숄즈-머튼 모형’을 개발해 1997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파생상품시장 성장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 받은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산 규모를 은퇴 재무 설계의 목표로 삼는다. ‘몇 년 뒤 얼마를 갖고 있겠다’는 식이다. 그러나 부동산을 제때 팔지 못해 자산을 현금화하지 못할 수 있고, 금리가 바뀌면서 기대했던 자산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머튼은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산 규모 대신 소득 목표를 세우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소득 목표가 월 200만원이면 100만원은 국민연금, 50만원은 퇴직연금, 50만원은 연금저축으로 마련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12면_돈

머튼은 소득 목표를 △최저 소득 △안정적 소득 △희망 소득으로 나눠 각 성격에 맞는 소득원을 제안했다. 최저 소득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비용으로, 물가 상승률에 따라 증가하도록 설정하는 게 좋다. 국민연금이 이에 해당한다. 국민연금 수령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배우자와 함께 가입하고, 가입 기간을 늘리거나 연금 수령을 미루는 방법이 있다.
 
안정적 소득은 은퇴 전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다. 희망 소득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더 필요로 하는 비용을 뜻한다. 연금 상품이나 투자 상품으로 이들 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

 
◇ 윌리엄 샤프 “분산 투자하라”
 
윌리엄샤프
윌리엄 샤프는 금융자산의 기대 수익과 위험(변동성)의 관계를 밝힌 모형(CAPM)을 개발해 1990년 노벨상을 받았다.
 
샤프는 집중 투자가 아닌 분산 투자로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위험이 발생했을 때 전체 자산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려면 여러 종류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금 자산은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에 쏠려 있다. 또 국내 자산에 집중됐다. 지난 2015년 기준 국내 퇴직연금 자산 126조원 중 실적배당형은 8조6000억원으로 6.9%에 그친다. 이 중 99.2%가 국내 자산에 투자됐다. 국내 연금저축 자산 108조원 중 펀드는 8조8000억원으로 8.1%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98.4%가 국내 자산에 투자됐다.
 
우선 주식·채권·부동산 등 서로 다른 수익과 위험 구조를 가진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자산군 간 분산’을 해야 한다. 또 주식에 투자한다면 가치주·배당주 등으로 나눠 투자하는 ‘자산군 내 분산’도 필요하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아메리카·유럽 등 서로 다른 국가 및 지역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지역 분산’도 이뤄져야 한다.
 
12면_쇼핑백

샤프는 금융자산과 더불어 개인의 인적자산까지 고려해 투자하라고 했다. 예를 들어 정보기술(IT) 업종에 종사한다면 IT 업종에 투자하는 금융자산 비중을 줄이는 식이다. IT 업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일자리 상실에 더해 투자 손실까지 입게 된다는 논리에서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