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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요즘 부동산 큰손 2030, '가성비'보다 '나심비' 따진다

주택시장 트렌드 바꾸는 밀레니얼

입력 2020-07-29 07:20 | 신문게재 2020-07-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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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주택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한 밀레니얼 세대가 부동산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2~2000년에 태어난 세대다. 현재 20·30대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IT, SNS 등 디지털에 능숙하고 소비에서도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장기간의 경제불황과 취업난, 소득저하 등을 경험하며 내집마련을 준비할 여력이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최근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내집마련에 불안을 느낀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택시장에 뛰어들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전통적인 주택수요 연령대인 40대를 넘어선지 오래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매거래의 매입자 연령대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30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1만1414건으로 40대(1만137건)을 제치고 전 세대 중 가장 막강한 매수 세력으로 등장했다. 학생이거나 직장생활을 막 시작한 20대 이하 세대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수 건수가 늘고 있다. 지난해 1~5월 373건을 사던 20대 이하 세대는 올해 1~5월에는 1300건을 사들였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거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청약을 통해 내집 마련을 하기가 점점 어려진데다 더이상 기다리면 다시는 집을 살 기회는 없다는 조바심에 부동산 시장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SNS 사용에 능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과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부동산을 공부한다. 유튜브에도 부동산 투자 강의가 차고 넘친다. 이들은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갭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20·30대에 있어 갭투자는 내집 또는 목돈 마련을 위한 ‘사다리’다.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지방 등지를 돌며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주택을 찾아 투자한다.

국토교통부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제출한 ‘아파트 입주계획서’에 따르면 지난해 투기과열지구내 3억원 이상 아파트 매수자 가운데 30대가 28.4%로 40대(30.8%)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고, 20대가 2.7%, 10대도 0.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주택을 매입한 10대 가운데 68%, 20대 중에는 54%가 실거주가 아닌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다고 답변했다. 대부분 갭투자를 했다는 의미다.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이다)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말이 나온 것처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으려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특성도 주택 구입을 하는 이유다.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격 대비 만족도를 뜻하는 ‘가심비(價心比)’와 나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면 명품 구입에 나서는데도 주저함이 없는 나를 위한 소비, ‘나심비’다. 부양가족이 있는 다인 가구와 달리 소득 전액을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는 점으로 인해 억대에 달하는 부동산 구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과거 수요자들이 남향이나 단지 배치 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들은 인테리어와 설계 등 남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들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부동산 개발업체 피데스개발이 실시한 ‘2019 미래주택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향후 주택 구매 때 중요한 요인’을 묻자 20대 후반과 30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인테리어·스타일(26%, 25.6%)’을 뽑았다. 단지배치와 향은 각각 15%, 17.8%에 불과했다. 반면 40대와 50대는 여전히 단지배치와 향이 각각 25.3%, 25.9%로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집을 삶의 질과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경향도 커졌다. 구체적으로는 차별화된 첨단시설이나 보안수준이 높은 곳, 특화설계, 고품격 서비스, 입주민의 휴식과 여가를 위해 단지 내 조경과 산책로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진 곳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만족스럽고 소유하고 싶은 ‘워너비 주거공간’인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여기에 ’나‘를 위한 라이프 스타일이 자리 잡으면서 최근 소형 주거시설이 인기몰이 중이다. 실제 1~2인 가구는 2015년 전체 가구수의 27.23% 수준에서 2019년 29.27%까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뛰어난 생활 편의성을 갖춘 고급 주거상품은 편리한 생활을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누구나 누릴 수 없는 희소성은 물론, 편리한 생활환경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 일원에 선보여진 ‘르피에드’는 호텔식 주거 서비스와 다양한 특화설계로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또, 대전 유성구 용계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도안’ 역시 오피스텔임에도 바닥분수, 옥상정원, 웰컴라운지 등 특화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해 평균 223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또한 올해 2월 청약을 마친 ‘웅천 롯데캐슬 마리나’도 오피스텔로서는 드문 통창 복층형 구조를 선보였고, 피트니스클럽, 옥상 정원 등 커뮤니티 시설에서도 마리나 항만 조망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해 최고 4 대 1이라는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나를 위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특화설계와 고급 인테리어,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와 어메니티 등을 갖추고 있는 차별화된 고급 주거상품 인기가 상당하다”라며 “소비시장의 중심 축이 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기호에 맞는 럭셔리 미니멀리즘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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