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쓰나미 몰려오는 한국 경제

입력 2023-04-16 14:12 | 신문게재 2023-04-17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박종구
박종구 초당대 총장

한국 경제에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생산의 10%, 수출의 20%를 책임지는 반도체 산업의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 격감했다.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 또한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경기 부진에 따라 재정 상황이 녹록치 않다. 세수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올해 1~2월 세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조 7000억 원 감소했다. 연말까지 20조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 일로다.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력 시장인 중국의 수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수출 진작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년 만에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시장으로 올라섰다. 중국의 경제 구조가 내수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수출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에 이어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 둔화 흐름과 함께 경기 하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그널로 보아야 한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올해 예상 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상저하저’의 경기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30년 대중국 무역흑자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1~2월 대중 무역 적자가 50여 억 달러에 이르렀다. 1992년 수교 이후 무역수지가 최초로 적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중국이 이제는 동일한 품목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되었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주요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정책이 재확립되어야 한다.

과감한 규제 혁파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2021년 해외 직접투자는 772억 달러인 반면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는 305억 달러에 불과했다. 2017~2022.8월까지 국내 유턴 기업은 94개에 그쳤다. 매년 2000개가 넘는 기업이 해외로 나간다.

미국은 지난해 1300개 유턴기업이 13만 8000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해외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3% 기업이 국내 복귀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리쇼어링의 저해 요인으로 노동 규제, 세제, 환경 규제 및 수도권 규제를 들었다. 특단의 규제 혁파 대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재정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 지난달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5.4%로 상승했다. 재정의 과속 주행으로 재정 건전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5년간 국가채무가 400조 원 이상 급증했다. 적자성 채무 비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중규모 개방경제 구조로 금융과 외환 시장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묻지마 예산’ 같은 재정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양입제출(量入制出)의 건전 재정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재정준칙 법안이 시급히 제정되어야 한다.

일본은 대표적인 재정불량국가다. 1990년대 초반 60%대인 국가채무비율이 이후 무분별한 재정 살포로 250%를 넘어섰다. 국채발행의 절반을 일본은행이 떠안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 ‘잃어버린 30년’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한국 경제가 이런 재정질곡에 빠져서는 곤란하다. 건전 재정 운영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이 한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