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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형 AI 신약 모델로 글로벌 시장 잡을 수 있나

입력 2023-07-19 14:28 | 신문게재 2023-07-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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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유망하게 떠오르고 있다.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의 획기적인 감축이 필수인 국내 제약업계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AI는 개발에 그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용도가 아니다. 5년 뒤 약 5조원 시장이 열린다는 건 서막에 불과하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들이 자체 AI 플랫폼 구축에 나서지만 활성화 단계라고는 할 수 없다. 더욱이 전 세계가 나선다. 경쟁 상대는 글로벌 시장이다.

국가 간 AI 기술 경쟁이 승부처로 남는다는 뜻이다. 후보물질 개발, 전임상과 임상, 제조에 이르기까지 개발 단계가 높아질수록 그럴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에 맞서는 수단으로서 한국형 연합학습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프로젝트는 거의 절대적이다. 제약사 나름으로도 AI 신약 개발이 미래 제약 산업을 이끌 핵심 분야라는 인식을 AI 기업과 공유해야 한다. 그다음은 협업 연구 가속화다. 지금 대두되는 면역항암제, 신경퇴행성질환, 심혈관질환, 대사질환은 물론 항감염제 등 신약 개발 활용 폭은 넓다. 심지어 인공 지능 모델은 신약 개발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쓸모가 있다.

현실적으로 시장을 선도하기에는 이래저래 우리가 한발 늦었다. 국내에서 AI를 신약 개발에 활용한 경험은 길게 잡아야 4년이다. 미래 선도자가 되려면 빠른 추격자부터 돼야 할 위치다. 데이터 분석과 모델링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만큼 고도화돼 있지도 않다. 이 분야에서 앞선 미국, 유럽, 중국 등과의 기술 격차 단축은 중단기 과제다. 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는 매년 45.7%씩 성장한다. 공공 데이터 위주로 AI 모델을 만드는 처지에서 사실은 긴장해야 할 소식이다.

다행인 것은 제약 부문에서 인간을 대신하기엔 역부족이란 점이다. 그렇지만 생성형 인공지능(GenAI)의 성공적 진출로 볼 때 판도는 언제 역전될지 모른다. 데이터 활용, 융합인재 양성, 공동연구 등에서 열린 사고가 요구된다. 데이터 편향성을 극복해야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의약품)에 머무르지 않고 격상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 대비 100분의 1에 못 미치는 데이터 양으로 가치 사슬을 구현하겠는가. 넘기 힘든 벽이 있다.

신약 후보물질 도출부터 글로벌 임상 3상까지의 신약 개발 전주기 과정에 대한 소화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을 잡기 전에 봐야 할 국내 제약 산업의 진솔한 현주소다. 한국형 AI 모델을 국가 사업으로 고도화해 제약기업이 쓰도록 하는 일이 그래서 중요하다. 국가 R&D 지원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 또한 AI 신약 개발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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