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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 반려해변 ‘입양’, ESG 경영 모델로 자리잡길

입력 2023-07-24 14:01 | 신문게재 2023-07-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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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변을 단기간에 반려(伴侶, Companion)의 지위에 오르게 하는 데 기업의 공이 크다. 특정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입양해 가꾸고 돌보는 데 유통가 등에서 앞장선 것이다. 그 덕에 해양수산부(해양환경공단)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입한 지 3년 만에 깨끗한 바다 가꾸기 사업이 청청히 빛을 발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의 해변입양 프로그램을 모델로 삼았지만 파급효과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어느 곳보다 활발하다. 친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행보다. 그렇게 분류하기 전에 사회적 책임 의식을 공유하며 문제 해결의 선봉에 서는 모습이 보기 흐뭇하다.

더 기분 좋은 일은 학교와 기관·단체 구성원들의 공동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기업이 본보기가 된 점이다. 실제로 기업 임직원이 청정 연안 보전에 나서면 지역 봉사단체와 주민, 지방의회의원, 공무원 등이 동참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연간 한국에 유입되는 해양쓰레기 양 약 14만 톤에 비할 때는 물론 아직 미미하다. 인간이 만든 온갖 부산물을 다 받아내는 바다 앞에서 우리는 반려인간이다. 그 속에서 자연을 소중히 가꾸는 기업 또한 반려기업이기도 하다. 하이트진로나 CJ제일제당처럼 올 여름 두 번째 반려해변을 입양한 곳도 있다. 롯데홈쇼핑은 여러 지역에 반려해변을 둔다는 계획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기업 이미지 제고는 선순환을 낳는다.

해변 쓰레기를 치우는 친환경 사업에 소비 촉진을 위해 홍보활동을 곁들이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 ‘사랑해 바다야’와 같은 공익광고 형식으로 ESG 경영을 실천할 수도 있어 일거양득이다.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젊은 세대 트렌드를 반영해 해안가 환경정화 플로깅 캠페인을 벌이는 방법도 있다. 기업 여력이 있으면 해안 정화 활동에 그치지 말고 해변 경관 개선에까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빵을 나눈다’(cum panis)’는 ‘반려’의 라틴어 어원이다. 해변을 한솥밥 먹는 식구처럼 의인화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정감이 더 간다. 인천 용유해변을 입양한 제너시스BBQ그룹과 하나개해수욕장을 입양한 롯데홈쇼핑, 강릉 경포대의 국순당, 태안 청포대의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등은 각각 인천, 강릉, 태안 등 지역과 끈끈한 인연을 맺는 효과를 덤으로 얻는다. 올 여름 지나면 관리하는 반려해변이 총 1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체 해안선 1만5285.4㎞ 전체를 반려해변으로 언젠가는 완전 분양했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한 반려해변 캠페인에 중소기업을 포함한 더 많은 기업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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