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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딜레마’ 신중히 풀어야

입력 2023-08-01 14:02 | 신문게재 2023-08-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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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내려간다 싶던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1일 오피넷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36.16원으로 올라섰다. 서울 평균 판매가격은 1725원, 제주는 1708원까지 진입했다. 광주도 1606원으로 1600원대에 합류한다. 기름값이 움직이면서 폭우에 이은 폭염 뒤 물가를 압박하고 무역수지를 자극할 우려가 커졌다. 8월 말까지 연장된 유류세 탄력세율 조치의 정책 방향을 조만간 잡아야 할 당국이 고민도 깊어졌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웃돌며 강세다. 이러한 상승세에 물가 부담과 민간 활력까지 얹은 조치는 고차 방정식이 됐다. 더구나 지난해 동기보다 39조원 이상 덜 걷힌 올 상반기 세수 결손도 메워야 한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의 감산, 경기 회복 기대감과 중국·인도 수요 증가, 미국 석유 재고 감소 등 국제유가 불확실성을 자극할 요인은 쌓여 있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휘발유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37% 인하 조치를 끝내거나, 끝내지 않고 재정 위기 적신호인 세수 부담을 그만큼 감수하느냐다. 9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하기에는 더 큰 부담이며 딜레마다.

지난 5월부터 다시 걷겠다던 유류세 정책을 유보한 이유는 그대로 존속한다. 그때는 국제유가라도 안정 기조를 보였었다. 하긴, 교통세란 이름으로 처음 도입된 유류세 자체가 그때그때가 임기응변의 역사였다. 국제유가 하락만 기다리는 천수답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10년 계획이던 교통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로 탈바꿈해 3년마다 일몰 시한을 연장해 왔다. 세수 목표 15조원을 넘기도 하는 유류세를 선뜻 포기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연료에 이것저것 붙는 세금·준조세에 대한 장기적인 운용 방안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슬금슬금 오름세를 타는 지금은 다음달부터 어떻게 하겠다는 결론을 물론 내려야 한다. 인하 조치가 중단되면 리터당 휘발유는 205원, 경유는 212원 오른다.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를 넘보는 건 시간문제다. 물가 상방 압력이 된다. 유가가 계속 오름세일 때 유류세 인하 조치를 갑자기 종료하면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국제유가 불확실성 속에 유가가 저항선인 83달러 밑에서 맴돌지, 골드만삭스 전망처럼 93달러까지 갈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 각종 변수를 종합해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의 존치 또는 폐지나 축소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추가로 연장한다면 국가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세수 공백의 후폭풍을 막을 준비를 단단히 한 다음의 일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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