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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도 수출 통제 시작… 핵심광물 수급 전략 괜찮나

입력 2023-08-02 14:33 | 신문게재 2023-08-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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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관련한 일본의 수출규제를 벗어나나 했더니 중국의 수출통제가 비집고 들어선다. 1일부터 중국에서 특정 광물을 수입하려면 중국 상무부를 거쳐 국무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른 품목도 아니고 반도체 개발이나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 쓰이는 갈륨이다. 그리고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 등에 들어가는 게르마늄이다. 대체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만 너무 믿고 중국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인 사실을 놓치면 안 된다. 우리 반도체 기업에 파장이 미칠 여지가 있다.

원자재 리스크 관리가 지금 필요하다. 그에 앞서 미국과 동맹국의 첨단 반도체 대중(對中)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보복 카드인 점부터 명료하게 기억해야 한다. 미국은 기술 통제에 이어 대중 아웃바운드(역외) 투자 제한 조치로 옥죌 태세다. 정부의 핵심광물 확보 전략도 우리 기업의 공급망 수급 충격에 대비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갈륨도 제때 확보하지 않으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이 그만큼 늦어진다. 핵심광물 부국인 중국이 쏘아올린 핵심광물 패권 앞에 굴하거나 핵심광물 확보전에서 낙오되지 않아야 한다. 핵심광물 수급 위기 앞에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고위급 자원외교도 필요하다.

국내 산업계가 곧바로 입을 타격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광물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한다. 특정국에 쏠려 대체재 확보조차 어렵다. 중국 의존도 낮추기 역시 쉽지 않다. 수출 통제의 귀추와 별도로 동남아나 중남미, 아프리카 등 광물 자원 부국에 대한 공동 투자와 공급기지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리튬, 망간, 코발트 등도 중국에 선점당한 상태다. 다방면에서 미래가 걸린 것이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이다. 생산과 공급을 사실상 독점한 중국의 선제 타격 대상에 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남은 제재 수단과 종류는 많다. 중국은 통제 품목 확대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중국이 무기화한 품목 외에도 수입의존도가 높은 희귀 원자재 수급 상황이 괜찮은지 점검해야 한다. 한국 반도체를 흔드는 이런 사례들은 또 계속 늘어날 것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당장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손놓는다면 무방비로 당하는 일만 남겨진다. 미국 등 대체 수입선 확보로 단기 수급 영향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그 이상은 다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벌써 들썩인다. 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되어 예기치 않은 사태를 막아야 할 것이다.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나쁜 대처법이다. 광물자원 대체품과 대체 수입 채널 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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