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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시론] 말로만 ‘노인 공경’ 그만… 노인문제 실질 해법 찾아 지원해야

입력 2023-08-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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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의 잇단 노인 폄하 발언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대한노인회를 잇달아 방문해 사과했다. 하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빈축 속에 정작 논란을 촉발한 김은경 당 혁신위원장은 여전히 ‘사과’ 보다는 “진의를 헤아려 달라”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사태를 더 키우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을 옹호하는 발언 끝에 또 막말을 뱉아 싸잡아 비판을 받고 있던 양이원영 의원이 논란의 당사자로는 가장 먼저 2일 오후 부랴부랴 대한노인회를 찾아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등에게 사과 입장을 전했다. 대한노인회가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 김 위원장을 옹호한 양이 의원, 이재명 대표의 방문 사과를 요구한 데 따른 긴급 조치였다.

양이원영 의원은 하지만 사과를 하면서도 “억울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자신이 표현을 잘못 쓴 부분은 인정하지만 진의가 곡해되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미래에 없을 사람들...’이라고 분명히 얘기해 놓고는 “폄하 발언처럼 비치게 돼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이것이 과연 진정성 있는 사과였는지 묻고 싶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후 춘천에서 열린 ‘강원도민과의 대화’ 행사 참석을 이유로 대한노인회 방문에 함께 하지 않았다. 사태 조기수습을 위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급한 상황에서, 그 보다는 당장의 내년 총선 한 표와 당 내부 단속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속내를 드러내는 듯한 행보로 읽혀져 씁쓸하다.

박광온 당 원내대표도 3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한다고 하지만 이런 진정성 없는 사과를 우리 어르신들이 곧이곧대로 믿고 화를 풀 지 의문이다. 일각에서 ‘대리 사과’라는 비판이 비등한 만큼, 막말의 당사자들이 직접 찾아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확실한 재발 방지책을 약속해야 할 것이다.?

말로만 노인 공경, 어르신 존중을 외치지 말고, 차제에 점점 삼각해지고 있는 독거노인 문제 등 노인 현안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여야 협치가 필요해 보인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충격적인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십분 참고해, 보다 현실적이고 미레지향적인 해법을 내놓는 게 가장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될 것으로 믿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 5명 중 1명이 독거 노인이다. 독거노인 수는 2015년 122만 3000명에서 2021년에 182만 4000명까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들의 소득은 2인 이상 같이 사는 노인 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친다. 작년 4분기의 경우 월평균 소득이 157만 원 수준으로 동거 노인의 42%에 그쳤다.

일자리를 가진 독거 노인 중에서도 아무래도 소득이 일정치 않은 임시근로자가 거의 절반이다. 일용직 근로자를 포함하면 55% 가량이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노후 빈곤의 삶을 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상용근로자는 겨우 11.6%에 불과했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 국민을 섬기겠다는 정치인들의 안중에는 이런 위기 상황의 노인 문제는 아예 안중에 없는 듯하다.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기에 이런 ‘관습적 정치 행태’가 더더욱 만연해 질 까 우려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고령화 대책을 쏟아내는 정치권이지만, 보여주기식 ‘노인 공경’이 얼마나 많았던가.

정작 노인들의 시각에서 나온 노인 정책이 얼마나 되었는지도 의문이다. 부디 대한노인회를 방문하게 된다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그분들의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더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산업화와 만주화를 온 몸으로 만들어 낸 이분들이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돕는 것이 이 시대 정치인들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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