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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늦깎이 창업 신두식 대표 "열정과 자신감으로 포기하지 않았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주식회사 해보라 대표 신두식

입력 2017-01-23 07:00 | 신문게재 2017-01-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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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식 대표03
신두식 (주)해보라 대표가 자사의 이어셋을 소개하고 있다.

 

“대기업을 뛰쳐나와 사업을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죠.”

젊은이들의 전유물로만 생각되는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노련함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이가 있다. 특수 마이크를 내장해 주변 소음에 상관없이 오롯이 목소리만 전달해주는 이어셋을 개발한 주식회사 해보라의 신두식 대표(48세)가 그 주인공이다.

신두식 대표는 지난 2010년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1인 회사로 창업을 시작, 현재 미국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30만불(15억 2000만원)을 모집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내며 주목받는 스타트업의 대표다. 신 대표는 동년배들이 직장 생활에 한창 몰두할 나이인 41세 대기업을 그만두고 돌연 스타트업 행을 택했다.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주변의 만류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신 대표가 구상한 아이템은 이른바 ‘귀로 말하는 이어셋’으로, 자신이 말하는 소리가 입안을 통해 이어셋에 내장된 특수 마이크로 전달돼 주변 소음에 상관없이 오직 목소리만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제품이다. 시끄러운 노래방에서도 도서관에서 통화하는 것 같은 통화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 대표는 “개발과정이 오래 걸렸죠. 처음엔 유선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하다 이대로는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블루투스 기반의 무선방식으로 전환하느라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라며 “시제품이나 유선방식의 이어셋은 이미 완성했지만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과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집요하게 기술을 개발하고 더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골몰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부터 아이템을 구상하고 개발을 시작한 신 대표의 이어셋은 최초 구상으로부터 8년여가 지난 올해 시장에 출시됐다. 

 

신두식 04
신두식 (주)해보라 대표

 

제품이 출시되기 까지 신 대표를 괴롭혔던 건 역시 ‘경제적 여건’이었다. 비교적 늦은 나이로 척박한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든 신 대표는 사업 시작 불과 6개월만에 준비했던 자금이 바닥나는 어려움을 겪었다.

신대표는 “개발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자금이 많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때로는 정말 ‘사업을 접어야 하는 때가 왔구나’ 절감하기도 했습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기가 올 때마다 신 대표를 일으켜 세운 건 ‘우연한 기회’였다. 그는 “정말 사업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턱 밑에 차오를 때마다 우연한 기회들이 찾아왔습니다. 방송 출연 기회를 통해 투자자가 모이기도 했고, 창업진흥원을 통해 개발비를 지원받기도 하는 등 우연한 기회들이 모여서 현재까지 이르게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회는 노력하는 자만이 잡을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신 대표는 우연한 기회라고 말하지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던 배경에는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 돼 있었다.

신 대표는 작은 이어셋 하나에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200여개의 특허 기술을 담았다. 입안에서 울리는 음성을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전달하는 기술부터, 입 안의 음성을 실제 음성과 최대한 비슷하게 조율하는 기술까지 작은 이어셋 하나에 들어가는 특허 기술은 일반의 상상을 초월한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조금 더 향상된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한 열정이 없었다면 간혹 찾아온 기회는 그저 스쳐가고 말았을 것이다.

제품이 출시된 지 3주차, 신 대표는 또 다른 미래를 꿈꾸고 있다. 신 대표는 외부 소음을 원천 차단하는 자사 제품의 강점을 백분 활용해 향후 번역 엔진을 통한 실시간 번역 기능,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탑재를 통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디바이스로서 활용으로 시선을 옮겼다.

신 대표는 “영화 ‘HER’에 나오는 주인공이 귀에 꽂고 대화하는 이어셋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며 “현재 개발되고 있는 다양한 인공지능 엔진들과 결합하면 머지않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라고 자신했다.

이 같은 신 대표의 꿈은 차근차근 길을 닦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이 날아들고 있고, 국내 최대 규모 번역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와도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두식 대표
신두식 (주)해보라 대표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있는 신 대표지만, 정작 본인은 ‘이제 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한다. 한국과 중국, 미국, 유럽 등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널리 알리고 최근 범람하는 블루투스 이어셋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려면 지금부터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조금 나아진 정도죠. 이제 직원들 월급도 안 밀리고 줄 수 있고, 집에서도 떳떳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라고 말하는 신 대표의 얼굴에 번진 미소가 그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신 대표는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나 중장년층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수많은 난관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이때 준비가 부족하다면 빚만 지고 낙오되는 일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우선돼야 합니다, 제품 구상에서 유통까지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없다면 어떠한 결과도 낼 수 없습니다”고 당부했다.

최근 신 대표는 한 달의 절반가량을 중국에서 보내는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입가에 만연한 미소를 띈 표정은 자신의 꿈을 찾아 여행하는 개구쟁이 청년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신 대표는 “돌이켜보면 정말 힘들 때도 많았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도전한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라며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나를 둘러싼 환경이나 주변의 만류는 귀담아 듣지 않고 도전하는 게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선민규 기자 s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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