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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시니어 모델로 '인생 2막' 활짝… "이젠 연기 욕심도 나네요"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시니어 모델 소남섭씨

입력 2017-05-01 07:00 | 신문게재 2017-05-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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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모델이란 직업은 젊은 층의 고유한 영역으로 평가받았다. 훤칠한 키와 우월한 신체조건을 갖춘 10~20대 중심의 젊은이들이 각자 개성을 뽐내며 자신들만의 확실한 영역을 구축해나갔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모델’이 노인들의 재취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은퇴나 50세 이후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릴 적 한번쯤 꿈꿔봤던 동경의 직업을 실제로 현실화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인물로 꼽히는 이가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시니어모델 소남섭(67)씨다. 180㎝의 훤칠한 키와 세련된 이미지를 갖춘 그는 노인 CF, 뮤직비디오는 물론 남성 모델들의 꿈인 남성정장 모델까지 활동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나이와는 별개로 모델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소씨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노년기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 들어봤다.


◇은퇴와 동시에 시작된 고민

“대한항공에서 23년간 승무원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09년 퇴직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대다수의 퇴직자들이 그렇듯이 앞으로의 삶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을 하게 됐죠. 그 결과 꺼내든 선택지가 인터넷 교육 사업이었습니다. 사업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으나 경쟁이 점점 과열 양상을 띠면서 결국 살아남지 못하고 정리를 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우연한 기회에 노인 모델 정보를 접하게 됐고, 어릴 적 관심이 많았던 분야라 주저 없이 시작하게 됐습니다.”

소씨는 아직도 처음 촬영에 임했던 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카메라 앞에 섰던 만큼 어색함을 감출 수 없었다는 게 소씨의 의견이다. 그는 뒤이어 느낀 감정에 대해 ‘행복함’이라고 정의했다. 모델이라는 젊은 시절 스치듯 꿈꿨던 일을 수십 년이 지난 후에 실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삶을 마주하는 충분한 동기부여를 느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소씨는 “나이와는 무관하게 ‘모델’이라는 직업을 선택함으로써 처음 느끼게 된 감정들이 많다”며 “젊어지는 느낌은 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젊은 모델 이상으로 체형 유지에 신경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이가 들면 체형이 쉽게 무너질 여지가 큰 만큼, 식단 조절부터 충분한 운동량 조절까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키 180㎝에 70㎏의 군살 없이 탄탄한 체격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아침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근육질 몸매를 뽐내기도 했다.

또한 차츰 과열되고 있는 시니어 모델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본인이 가진 개성을 최대한 살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없는 캐릭터를 굳이 억지로 만들려는 것보다는, 본인들이 가진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의 경우는 당당한 체격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모델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누군가 자신을 먼저 찾아줄 때’를 꼽았다. 소씨는 “소속감이 있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 누군가 나를 찾아주면 기분이 좋고 화보를 찍은 후 결과물을 보면 마냥 즐겁다”며 “최근에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생겨 아이돌 그룹 god 뮤직 비디오 ‘웃픈 하루’에서 손호영의 아버지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다. 다양한 방향으로 최대한 재능을 살려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은퇴 후, 적극적인 대처 중요

소씨는 은퇴 후 불안한 인생설계를 걱정하는 이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방향을 모색할 것을 권유했다.

다소 부담이 있는 분야에 도전할지라도, 평소 관심이 많았고 충분한 사전지식을 획득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소씨가 시니어 모델을 처음 시도할 당시만 하더라도 생소한 직업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았지만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추진한 결과, 시니어들의 귀감이 되는 은퇴모델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아울러 소씨는 직업 외에 흥미를 느끼는 분야 중심의 여가 활동을 펼쳐나가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소씨는 “모델 활동 외에도 결혼식 주례 봉사와, 퇴직 후 배운 역학공부 등을 활용한 다양한 여가활동을 펼쳐나가는 중”이라며 “평소 하고 싶던 일들을 실천해나가다 보니 삶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니어 모델’의 향후 전망에 대해 묻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 홍보는 물론 상품·지역 광고 등 다방면에서 시니어 모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시니어 모델 뿐만 아니라, 앞으로 노인들이 충분한 재능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직업군이 새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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