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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고령화 사회 준비 위한 중장년 일자리 로드맵, 지금이 골든타임"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김동준 전경련 산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장

입력 2017-12-04 07:00 | 신문게재 2017-12-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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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장.(사진=박종준 기자)

 

“고령사회에 접어든 지금이 중장년층 일자리 문제의 로드맵을 설정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김동준(사진) 센터장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 말부터 꺼냈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와 함께 중장년 실업 문제도 심각하다는 방증이며, 현 정부가 첫 번째 국정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꼽은 만큼 앞으로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이 될 ‘인구절벽’에 대응하고 고령사회에 대처할 준비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김 센터장은 “정부가 먼저 나서고, 기업과 국민들도 중장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동참한다면 머지않아 닥칠 고령사회의 충격파를 상쇄하고, 이를 통해 선진 사회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는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 가운데 37.1%가 퇴직 후 1년 이상 장기실업 상태로 지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실업률은 7.1%로, 청년 실업률만큼 심각하다. 중장년층 실업률 증가는 빈곤율 상승으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장년 일자리 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았지만 ‘58년 개띠’로 불리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 시점과 금융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는 시점부터 중장년 실업 문제가 사회적인 화두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우리가 산업화를 이루고, IMF 외환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베이비붐 세대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경제적 호황기를 구가하기는 했어도 부모 봉양과 자식 부양이라는 이중 부담에 내몰렸기 때문에 은퇴나 노후, 제2의 인생설계에 대해선 뒷전일 수밖에 없었던 특수한 세대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노하우 등 전문적인 역량을 사회가 다시 평가해 주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길은 재취업 장려”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경련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설립 취지이기도 하다. 센터는 지난 2011년 3월, 경제선진화에 기여한 1차 베이비부머의 집단 은퇴 시기와 맞물려 유휴 인력에게 생산적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사회적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사회, 경제적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고용노동부 지정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중장년 고용 문제는 다소 복잡하다. 특히 중견 및 대기업 출신 중장년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치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정작 실적은 미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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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용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사진=연합)

 

김 센터장은 “우리 센터에서 추천한 연구직 인력 2~3명을 모 기업에 취업 알선해 주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퇴사한 사례가 있었다”며 “어떻게 된 사정인지 알아보니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사업장이 위치해 있는데도, 회사에서 이를 감안하지 않고 터무니없는 급여를 책정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은 최근 발표된 중소기업협력센터 조사결과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561개사의 직종별 채용은 단순노무직이 24.1%로 가장 높았고, 이들 업체는 대부분 매출액 10억~50억원(36.4%), 종업원 수 10~50인(42.8%) 규모의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또 일자리 등에서 여전히 나이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 및 기업 풍토 등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 센터장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중장년 구직자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며 “일본도 우리처럼 고령화에 따른 중장년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했으나,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공감대 속에 이제는 보편적인 사회 테두리에서 중장년 일자리 문제가 취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5년간 중장년을 채용한 기업의 10곳 중 7곳이 ‘경영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김 센터장은 이를 두고 “중장년 일자리의 중요성은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중장년 구직자 중에서도 재취업에 대한 인식 전환 등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자리 희망센터를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과거 자신의 지위(대기업 임원 등)에 매몰돼 재취업을 단순히 ‘봉사’ 개념으로 접근한다든지, 중소기업 취업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사례도 흔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목에서 김 센터장은 “아직까지 상당수 중장년층 구직자들은 편견을 가지고 재취업에 접근하는 게 사실”이라며 “과거의 화려한 경력에 얽매여 있으면 재취업에 도달하는 기간은 그만큼 길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 뒤에는 김 센터장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인 노하우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김 센터장은 삼성과 LG 등 대기업을 거쳐 헤드헌팅 업체에서 다년간 근무, 중장년 일자리 및 재취업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전경련 일자리 희망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중장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알선해주기 위한 ‘취업 컨설턴트’를 자처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출신에 이르기까지 40대에서부터 70대의 가장들이 문을 두드린다”며 “다양한 노하우와 풍부한 경륜을 지닌 숙련자들을 통해 중소기업 경영역량 강화와 경영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재취업을 알선함으로써 실질적인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현재 중장년 구직자 1만2000여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재취업을 알선하고 있지만, 인력 등에서 한계를 실감한다”며 “전경련만이 가진 네트워크와 노하우로 중장년 재취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범국민적인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어느 분야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고령화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중장년의 재취업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만큼 우리 사회의 안정망을 확충하는 지름길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애주기가 길어짐에 따라 한 가지 경력으로 평생 직장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만큼 중장년이 되기 이전에 은퇴 이후의 생애설계를 짜는 것은 물론 주경력 이외에도 병행경력을 미리 쌓아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사진=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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