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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라디오 성우 꿈꿨던 소년' 홍일표, 세상의 CSR 전도사되다

[나이를 잊은 사람들] 18·19대 국회의원 홍일표

입력 2015-1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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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표 인터뷰
홍일표 국회의원.

  

올해 60세. 그러나 마음은 아직도 20대여서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은 국회의원을 만났다.

다시 테이프를 감아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성우나 아나운서를 꼭 해보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현재의 꿈은 기업과 모든 개개인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 나의 꿈은 성우였다. 가난하고 배 고팠던 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극은 늘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고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창과 같았다.”

1965년 충남 홍성군의 한 시골 마을, 저녁을 먹으면 이웃집을 찾아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라디오의 사극을 듣는 것이 큰 낙이었던 초등학교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라디오 사극에 매료되어 장래에 성우나 아나운서가 되는 꿈을 꾸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성우’와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판사와 변호사를 거쳐 여의도 1번지에 입성한 홍일표(사진) 국회의원이 이야기다.

홍성에서 나고 자란 홍 의원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예체능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다. 그런 소질은 아버지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계발될 수 있었다.

가난했지만 홍 의원의 아버지는 아들의 재능을 알고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일례로 강원도의 탄광에 가서 일을 하시면서도 아들에게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직접 사서 소포로 부쳐줄 정도였다고 홍 의원은 회상했다.

이런 뒷받침 덕분에 학창시절 내내 홍성군이나 충남도 사생대회에 나가 입상도 했고, 성우나 아나운서가 되고자 한 장래희망을 생각해 방송반 활동과 웅변대회 등도 나갔다. 그러나 예체능 소질을 살리겠다는 그 시절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워낙 가난했던 탓에 대학 등록금과 수업료를 낼 수 없어 정해진 기한 내에 사법고시를 통과해야 하는 특수장학생으로 선발돼 건국대학교 법학과에서 법학을 공부하게 된 것이다.

특수장학생 신분이다 보니 학교 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으며, 이는 신림동 고시촌을 학교로 옮겨온 것과 비슷하다고 홍 의원은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그는 “내 젊은 청춘을 이렇게 허비하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 감시를 뚫고 독서동아리에 가입도 하고 활동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홍 의원의 그런 활동은 도전이자 위기로 내몰았던 일이기도 했다. 독서동아리에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읽게 됐다고 했다. 책을 읽고 난 뒤 현실 문제에 대해 무관심할 수 없었고, 그는 결국 경동교회의 대학생모임에 참가하게 됐다. 거기서 시국에 관한 글을 돌리다 긴급조치에 위반돼 1979년 10월 초순쯤 성동경찰서로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 보름 넘게 조사를 받다가 가까스로 풀려났다. 10·26사태가 나면서다.

홍 의원은 “당시 구속됐었다면 판사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봉사10
국회의원으로서 사회적책임 나누기 위해 연탄봉사활동. (홍일표 의원실 제공)

 

하지만 그때 겪었던 일들이 추후 법관을 지낼 때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5년 대구에서 초임판사 시절을 보냈다. 1987년 반정부 시위를 했던 학생들을 선고유예로 풀어줘 법원장으로부터 질책도 받기도 했다. 또 이듬해 2월 전두환 정권 당시 활동했던 사법부 수뇌부의 재임명을 반대하는 소장판사 335명 중 한 명으로 김용철 대법원장 퇴진 연판장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확립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뛰어든 이유도 이 같은 배경이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18대 국회 입성 이후 19대 국회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 도전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홍 의원은 지금 대표직을 맡고 있는 국회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포럼을 우리 사회에 접목시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홍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가 급성장을 이룬 산업화를 지났기에 우리 기업들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윤리경영이나 근로자의 인권 보호,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노력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중요하다”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회가 구현돼야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 사회에 접목될 수 있도록 도전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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