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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모빌리티·물류 거점부터 응급실까지…주유소의 팔색조 변신

[스마트 라이프] 편의점만큼 산재한 주유소, 구호·배송 기지 된다

입력 2022-03-14 07:00 | 신문게재 2022-03-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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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주유소가 스마트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차량 연료 공급이라는 기존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물류·유통·친환경 모빌리티 거점으로 계속해서 고도화되는 모습이다. 정유사들이 전기 자동차 보급 확산 등 전 세계적인 친환경 기조에 맞춰 ‘유외’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류로 영토 확장하는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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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와 CJ대한통운이 지난 26일에 ‘도심 물류 서비스 개발 및 친환경 차량 전환 협력’ 업무 협약을 맺은 가운데, 왼쪽부터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 부문 대표와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에너지는 주유소 사업의 영토를 물류로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8월 CJ대한통운과 로지스퀘어와 업무 협약을 맺고 ‘신규 도심형 물류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SK에너지는 상품의 보관부터 배송까지 수행할 수 있는 도심형 물류 시설, 이른바 MFC를 짓고 함께 신규 물류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도심 각지에 위치할 MFC는 근거리 배송도 가능해 고객들에게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상품 재고의 회전율도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도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와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전국 주요 도시들에 보유하고 있는 도심 주유소 170여 곳을 물류와 상업 시설이 어우러지는 ‘모빌리티-리테일 복합 센터’로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시설은 도심에 있는 만큼 최종 목적지를 향한 마지막 구간 배송에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현재 쿠팡과 함께 주유소 내 유휴 공간을 로켓 배송 마이크로 물류 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드론으로 상품 보내는 신개념 배송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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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의 드론 배송 시연 (사진 제공=GS칼텍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드론 배송’의 거점으로 변신시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앞서 GS칼텍스는 지난 2020년 6월 제주도에서 편의점 상품 드론 배송을 시연했다.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편의점 상품을 주문하면, 드론이 주유소 인근의 편의점 상품을 적재해 목적지까지 배송하는 것이다. 회사는 같은 해 10월 여수 장도에서 드론과 로봇을 결합한 배송을 선보이기도 했다. 드론이 적재한 상품을 자율 주행 로봇이 이어 받아 목적지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드론으로 등유를 배송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GS칼텍스 여의도주유소에서 드론이 등유를 적재하고 약 1km를 비행해 여의도공원에 도착했고, 드론 적재함에서 등유를 꺼내 현장에 있는 난로에 주입했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거점으로 하는 드론 배송 실증 테스트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전국에 산재한 주유소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한층 신속하고 편리한 물류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기존 유통 인프라에 접근이 어려운 도서 지역에 구호 물품과 생활 용품을 비대면으로 배송할 수 있게 되므로 물류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위급할 때 근처 주유소로 달려 가세요”

주유소는 지역 응급 처치소로서 사회 안전망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SK에너지는 소방청과의 협업을 통해 ‘우리 동네 응급 처치소’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는 그간 대구 지역 직영 주유소들에 응급 처치 기구를 비치하고 직원들이 인근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을 지원하는 응급 처치소를 운영해 왔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우선 전국 207개 직영 주유소를 안전 지원 거점으로 전환하고, 이를 향후 3249개 SK 주유소 및 충전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안전 지원 거점 주유소는 거즈·붕대·밴드·일반 의약품·자동 심장 충격기·체온계·혈당 측정기 등을 구비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기도 폐쇄 처치와 소화기 사용법, 심폐 소생술 등을 교육 받은 직원이 직접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공유 모빌리티 존에 무인 편의점, 중고 거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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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블루마켓’ 출시 이미지 (사진 제공=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은 공유 전기 자전거 서비스 업체 일레클과 손 잡고 주유소에 ‘공유 존’을 운영하고 있으며, 배터리 충전과 정비 등에서도 협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주유소에 스마트 무인 편의점과 비대면 셀프 세차와 이커머스 물류 등 다양한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에쓰오일은 2021년 7월부터 주유 및 차량 관리 모바일 플랫폼 ‘유래카(油來Car)’를 시범 운영 중이다. 유래카는 주유 서비스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가능한 앱이며, 회사는 제휴사들과 협업해 이 앱에서 대리 운전·세차·주차·타이어 교체 등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주유소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 서비스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회사는 작년 7월 보너스카드 앱 ‘블루(BLUE)’ 내 중고 마켓 플랫폼 ‘블루마켓’을 출시했다. 현대오일뱅크 보너스카드 회원은 별도의 인증이나 절차 없이 350여 개의 현대오일뱅크 직영 주유소에서 안전한 중고 물품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 장소를 정하기 쉬운 데다, 주유소 관리자와 CCTV가 있어 마음 놓고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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