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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이슬람 경제, 왜 '저성장 탈출구'로 떠오를까

성장 매력 높고 새로운 ‘할랄’에 전 세계 관심
이슬람금융, 안정적이고 급증하는 신시장

입력 2015-10-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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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이 구조적 저성장의 늪에 빠진 세계 경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이슬람 국가들에 글로벌 자본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 높은 출산율은 물론 전체 인구에서 젊은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경제 성장의 열쇠를 쥔 이슬람 지역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중국이 진행하고 있는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진행돼 인프라가 확충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아세안을 시작으로 인도와 이슬람 지역이 세계의 시장으로 부상할 수 있다. 

 

MALAYSIA-RELIGION-ISLAM-EIDYONHAPNO-3172(AFP)
라마단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 이슬람 전통명절 알 아드하를 맞은 지난 9월2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의 한 무슬림 소녀가 축하 행사를 구경하고 있다.(AFP=연합)


◇ 이슬람, 왜 매력적인가

전문가들은 중국이 제시한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이슬람 경제권과 금융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의 서부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이란, 터키, 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 실크로드와 중국의 남부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인도, 아프리카를 거쳐 지중해를 관통해 유럽으로 가는 해상 실크로드를 말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공급과잉과 과잉 부채 해결을 위해 꺼내든 일대일로와 AIIB의 이면에는 이슬람의 인구구조가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윤 연구원은 “일대일로의 주된 무대는 대부분 이슬람 지역”이라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중앙아시아, 중동, 터키, 북아프리카 그리고 인도 인구의 15%도 이슬람 신자”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이슬람 문화권은 대부분 아랍국가나 석유 생산 지역 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슬람 문화의 중심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더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슬람은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낙태를 금지하고 있어 여타의 종교지역에 비해 출산율이 높다. 지난 2013년 기준 이슬람의 평균 출산율은 3.1명. 세계 평균이 2.5명임을 감안하면 0.6명 높다.

인구가 젊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013년 기준 이슬람 인구의 중간 나이는 23세로 세계 평균인 30세에 비해 7세 젊다.

특히 최근 들어 주목을 받는 것은 ‘할랄’이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 하에 ‘신이 허락한 것’을 뜻한다. 이슬람 교도들에게는 돼지고기와 돼지의 부위로 만든 음식, 동물의 피와 피로 만든 음식, 도축되지 않은 고기, 말, 비늘이 있는 물고기 등을 식용하는 것이 금지된다. 식용을 위한 도축 행위 역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할랄시장은 세계 식료품 시장의 18%를 차지한다. 또한 지금까지 생산하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각국의 음식료 관련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CJ, 농심, 오리온 등도 일부 상품에서 할랄 인증을 받았다. 또한 글로벌 주요 식품 업체들 또한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식료품 뿐만 아니라 의류, 화장품, 제약 등도 이슬람 율법에 맞게 가공돼야 한다.


◇ 이슬람금융, 일반 금융과 다른 점은

이슬람 경제권이 관심을 받으며 이슬람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슬람금융을 대표하는 것은 ‘수쿠크’라 불리는 이슬람 채권이다. 수쿠크는 이슬람국가들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통상적인 국채와 다른 점은 이슬람율법에 따라 발행된다는 점이다. .

이슬람율법인 샤리아는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이자를 받는 것을 기생행위 또는 부당이득으로 간주한다. 이에 수쿠크(이슬람채권)는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사업(이슬람율법에 반하는 술·돼지고기·도박·담배·무기 등의 사업에는 투자 금지)에 투자한 뒤 그를 통해 얻는 수익을 배당금 형태로 지급한다.

막대한 규모의 오일머니가 유입되자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율법에 맞게 개발된 채권이다.

이자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동산 등의 실물자산 활용을 통한 배당금 혹은 리스료 형태로 지급하고, 원금은 실물자산을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재매입하게 만들거나 일반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수한다.

이슬람금융회사를 위한 회계감사기구(AAOIFI)는 수쿠크의 종류를 기초자산의 종류에 따라 14가지로 구분한다. 대표적인 것은 실물자산매매 방식인 무라바하, 리스 형식인 이자라, 출자형식인 무샤라카, 신탁금융인 무다라바다.

급성장하던 수쿠크는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시사로 인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의 자금이 대거 유출되면서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재차 증가세를 보이며 2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9년 수쿠크법 도입이 검토돼 조세특례제한법이 제출됐으나 종교계의 반발로 인해 2011년 무산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는 정체돼 있지만 세계에서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수쿠크를 주목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영국이 비이슬람 국가 가운데 최초로 수쿠크를 발행했으며, 이어 홍콩과 남아공, 룩셈부르크 등의 국가와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수쿠크 발행에 동참했다.

이들이 수쿠크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슬람 금융시장이 최근 8년간 4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원을 다변화하고 투자자층 확대 효과와 더불어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이슬람 금융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속내다.

이슬람 금융의 장점은 율법에 따라 비윤리적인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는 금융지원을 할 수 없으며, 투기성 높은 금융제도 자체를 운영할 수 없어 파생상품 거래가 금지된다는 점이다. 모든 금융거래가 실물자산 거래를 수반하는 만큼 안정적이다.

조용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쿠크는 오일머니의 자금조달에서 최근 국제적인 투자 대안으로까지 그 역할과 의미가 확대됐다”며 “단순히 국내 수쿠크 발행 문제에 얽매이는 것보다는 기존의 금융체계 속에서도 제 3국에서의 이슬람 금융 활용과 글로벌 시장개척, 투자진출에 적극 그 장점을 이용하고 경험을 축적해 향후 이슬람 금융의 글로벌 확산 흐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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