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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전병철 연구교수, ‘남명의 심학’ 펴내

남명 조식의 학문ㆍ사상을 함축한 ‘신명사도명’을 연구한 책

입력 2016-05-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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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전병철 남명의 심학
경상대학교 전병철 인문한국(HK) 연구교수는 조선의 큰 선비 남명 조식 선생의 학문ㆍ사상을 함축한 ‘신명사도명’을 연구한 ‘남명의 심학’을 펴냈다.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직무대리 정병훈) 경남문화연구원 전병철 인문한국(HK) 연구교수는 조선의 큰 선비 남명 조식 선생의 학문ㆍ사상을 함축한 ‘신명사도명’을 연구한 ‘남명의 심학’(경상대학교 출판부, 신국판, 332쪽)을 펴냈다. 이 책은 남명이 추구한 ‘마음공부’의 전체적인 설계와 상세한 과정을 본격 연구한 학술서이다.

한훤당 김굉필, 일두 정여창, 정암 조광조로 이어지는 조선 사림파의 실천유학사상은 16세기 남명 조식에게 이어졌다. 남명의 학문과 사상은 ‘경의지학(敬義之學)’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을 함축해 놓은 것이 그림으로 그려진 ‘신명사도’와 명문으로 표현된 ‘신명사명’이고, 이것이 바로 ‘남명의 심학’이다.

이 책에서는 구암 이정, 동강 김우옹, 한사 강대수, 면우 곽종석 등 조선시대 강우지역 학자들이 남명의 ‘신명사도명’을 계승하기 위해 학술과 문학 양 측면에서 노력한 사실들을 남명학파의 역사적 전개와 연관해 살펴보고 있다.

후산 허유가 ‘신명사도명혹문’을 지어 강우지역 학자들과 엄밀하게 논의하여 ‘신명사도명’에 대한 해석을 정론화한 일, ‘국군사사직(國君死社稷)’을 둘러싼 논쟁 등 남명의 ‘신명사도명’에 대한 후대 학자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쟁 들을 다루고 있다.

또한, 문학작품을 통해 ‘신명사도명’을 계승하고자 한 남명학파 학자들의 작품에 대해 살피고 있다. 남명의 ‘신명사도명’을 계승하여 마음의 주재성을 강조하고 경과 의의 수양법을 역설한 구암 이정의 ‘신명사부’, ‘신명사도’와 ‘신명사명’에 함축되어 있는 남명의 심학과 수심법을 ‘전(傳)’이라는 형식을 통해 서사적으로 생생하게 묘사한 동강 김우옹의 ‘천군전’, ‘기(記)’라는 형식을 통해 남명의 ‘신명사도명’을 계승한 한사 강대수의 ‘신명사기’, 마음을 보존하고 회복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해 생동감 있게 묘사한 면우 곽종석의 ‘신명사부’ 등 모두 10편의 작품에 대해 저자는 해당 인물과 작품을 분석하고 원문과 번역문을 별도로 수록하고 있다.

19세기 강우지역 학자들은 왜 이처럼 ‘신명사도명’을 해석하기 위해 힘썼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유교가 쇠락하고 도가 부진해지자 평생 유학자로서 공부하고 수양한 이들은 삶의 존재의미를 상실했고, 이런 상황에서 도를 실현할 수 있는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 급선무였다”고 봤다. 그리하여 ‘신명사도명’을 통해 남명의 심학을 재인식하고 유학적 마음공부의 중심과 방향을 확립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끝으로 저자는 인조반정 이후 남명학파는 존재했는가 라는 의문을 던진다. 1623년 인조반정과 1728년 무신사태(이인좌의 난)를 겪으면서 남명학파는 표면적으로 사라진 것으로 보였다. 남명학파라고 표방하는 학자가 없었고 강우지역 학자들이 퇴계학파나 율곡학파의 학자에게 나아가는 등 남명학파는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유학 도통의 핵심이 심법 전수에 있고, 학파의 지속성이 학문과 사상에 의거한다”고 볼 때 인조반정 이후에도 남명학파는 여전히 존재했으며 그것이 곧 ‘신명사도’와 ‘신명사명’으로 대표되는 ‘남명의 심학’이었으며, 이를 통해 후대 학자들이 남명학을 계승하고 학맥을 수호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명 선생은 “마음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은 걸어 다니는 시체와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신명사도명’을 통해 마음을 되찾고 일으켜 세우고자 했던 옛 선비들의 ‘마음공부’는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마음공부’일 것이다.

이 책의 부록에는 19세기 강우지역 학자들의 ‘신명사도명’ 관련 편지 자료 원문이 실려 있어 연구자와 관심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진주=김태형 기자 ksj3464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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