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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간판버린 CJ프레시웨이, 중소사업자 지분 인수의도 노골화…부실한 재무상태가 원인?

입력 2016-06-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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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는 최근들어 프레시원 지역사업자의 지분을 인수해 독자경영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CJ프레시웨이 이천물류센터.(사진제공=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가 프레시원을 처음 설립한 것은 지난 2009년이다. 당시만 해도 골목상권 및 상생 이슈가 한창이었고 대기업이 지방 식자재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비난으로 인해 여론의 눈치를 봐야 했다.

이에 CJ프레시웨이가 선택한 사업모델이 바로 지역 상인들과의 합작사 설립이다. 지역 식자재상들과 마찰도 줄이고 상생모델로 업계의 긍정적인 평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CJ프레시웨이가 냉동·냉장 물류창고나 사무소 형태의 대리점 통합센터를 건립하면 프레시원 법인에 소속된 지역사업자에 물류 창고를 임대해 주는 형태다. 상품구매는 CJ프레시웨이가 하고 영업은 지역사업자가 담당한다는 것이 사업모델의 핵심이다.

하지만 CJ프레시웨이의 이 같은 사업모델은 사실상 실패했다.

프레시원에 참여했던 한 사업자는 “당초 CJ프레시웨이가 약속한 상생모델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들어오는 제품마다 가격이 턱없이 비싸 경쟁력이 떨어져 영업환경이 날로 악화됐고 결국 외상 매출을 갚을 수 없어 지분을 헐값에 넘길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최근 CJ프레시웨이는 그동안 외치던 상생을 내던지고 프레시원 지역사업자의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올해 신설된 3개 지역 프레시원 지분을 2년 후에 51%까지 확보할 계획”이라며 “걔네(지역 사업자)들이 영업력이 있다고 말하지만 서류만 보고 평가하기엔 무리수가 있어 2년 후에 평가를 통해 정확한 지분이나 가치를 평가해 주식을 매입할 것”이라고 말해 신설된 프레시원 법인에 대해 향후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CJ프레시웨이가 이처럼 중소사업자의 지분을 취득하겠다는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유는 경영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달 한국거래소로부터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지만 2013년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최근 3개년 연평균 순이익이 30억원을 넘어야 한다는 요건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연결기준 순이익은 지난 2013년 140억원 손실을 봤고 2014년 93억원, 2015년 67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의 적자 배경에는 특히 프레시원의 사업부문에 대한 손실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프레시웨이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프레시원 8개 지역법인의 1분기 매출 합계는 132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8개 법인 중 프레시원남서울과 프레시원동서울 두 곳만이 흑자를 냈고 나머지는 손실을 봤다. 당기 순손실 규모는 11억7500만원이다. 더욱이 이들 8개 법인의 총 부채규모는 1228억4800만원에 달한다.

당초 의도와 달리 프레시원이 상생모델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중소사업자들의 지분을 취득해 독자경영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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