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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BC 예능PD 잇단 퇴사, 리더십 부재의 시대

입력 2016-06-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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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문화부 기자
한때 예능왕국이라 불렸던 MBC의 스타PD들이 너도나도 사표를 냈다. 지난해 ‘나는 가수다’를 연출한 김영희PD를 시작으로 1년 동안 총 12명의 PD가 회사를 떠났다. 최근엔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일밤-복면가왕’ 연출자인 민철기PD도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 

PD들의 퇴사사유는 각각 다르다. 중국발 호재나 케이블 채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PD도 있고 개인사정으로 퇴사한 PD도 있다. 그러나 그만둔 PD들이 공통적으로 입을 모으는 사안은 ‘리더십의 부재’다. 퇴사한 한 PD는 “사의를 표하러 간 자리에서 관리자가 내가 맡은 프로그램의 이름도 모르더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PD는 “시청자들은 점점 젊어지고 다양성을 추구하는데 몇몇 관리자가 모든 걸 결정하면서 PD의 자율성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나”고 퇴사사유를 밝혔다. MBC 고위층은 이런 PD들의 불만을 아는지 모르는지 PD들의 이탈에 대해 “이게 다 (PD들을 관리 못한) 부장들 때문”이라며 중간관리자들을 질책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집단들이 모여 예능한류라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는 MBC의 현 주소다. 

비단 리더십 부재가 MBC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리더십 부재에서 오는 소통불가의 모습이 데칼코마니처럼 곳곳에서 목격된다.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 침몰당시 관계자 문책을 언급한 박근혜 대통령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참사 34일째에야 대국민 사과를 해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측근비리나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특유의 유체이탈화법으로 넘어갔다. 이제 대통령의 담화가 소통이 아닌 우스갯소리로 치부된다. 내가 아닌 남 탓, 성과만 강조하는 시대에서 국민들의 박탈감은 커져만 간다. 30일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종료일이다. 아이들은 여전히 바다 속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조은별 문화부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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