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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제2의 김연경 원한다면’ 박정아에게 돌은 던지지 말라

입력 2016-08-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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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블로킹에 걸리는 박정아 공격<YONHAP NO-0697>
16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한국 대 네덜란드의 8강전에서 1세트 한국 박정아의 공격이 네덜란드 블로킹에 걸리고 있다. (연합)

 

여자 배구 대표팀의 8강 탈락을 놓고 일부 선수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16일(한국 시각)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탈락했다.

이로써 2회 연속 4강 진출과 함께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0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한 대표팀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게 됐다.

비록 메달을 목에 거는데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는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안게 된 의미를 남겼다. 특히 한국이 배출한 불세출의 공격수 김연경이 돋보였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 내내 한국의 공격을 사실상 홀로 책임지며 ‘월드클래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네덜란드전에서는 혼자 27득점을 올리며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자로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김연경 홀로 승리를 책임질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배구 역시 다른 구기 종목과 마찬가지로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종목이지만 선수 1명이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농구와 달리 한계 역시 뚜렷하다.

한국은 김연경을 받쳐줄 제2의 공격수가 절실했는데 적임자가 바로 박정아였다. 아쉽게도 박정아는 대회 기간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무엇보다 네덜란드전에서 잦은 범실을 범해 패배의 단초를 제공하고 말았다.

박정아가 시도하는 공격의 대부분은 네덜란드의 높은 블로킹에 막혔고, 수비에서도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서브 리시브에서의 잦은 실수가 문제였다. 그러자 네덜란드 선수들은 집요하게 박정아를 향해 서브를 넣었고, 한국의 실점은 늘어갔다.

메달을 기대했던 종목이라 시청자들의 실망은 제법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난의 화살을 박정아와 그녀의 기용을 고집한 이정철 감독에게 향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자세다.

박정아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누구보다 땀을 흘렸고, 당당히 실력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선수다.

실제로 박정아는 지난 시즌 프로배구에서 공격성공률 4위(37.42%)를 기록하는 등 소속팀 IBK기업은행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이 기록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토종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라 더욱 빛이 난다.

게다가 24세에 불과한 박정아는 아직 더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한 김연경의 뒤를 이어 여자대표팀의 공격을 이끌 선두주자로 각광받는 인물이 바로 박정아다.

정당한 비판은 선수 성장에 밑거름이 될 수 있지만, 현재 박정아에게 가해지는 비난의 강도는 도를 훨씬 지나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금메달만을 따기 위해 성적지상주의에 매달렸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메달 색 구분 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땀방울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8강 탈락이 아무리 아쉽더라도 누구보다 승리를 갈망한 선수에게 돌을 던질 자격은 아무에게도 없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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