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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트럼프 라인'을 사수하라

트럼프노믹스의 '이너써클' 애치슨라인에서 답을 찾다

입력 2016-11-20 11:07 | 신문게재 2016-11-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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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거노믹스’를 재건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국내외의 관심이 뜨겁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 사업자 등록조차 하기 전이었던 애플이 당시 시가총액 1위 엑손모빌을 따라잡은 지금 시대에 트럼프의 레이거노믹스 ‘오마주’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일단 월가에서는 레이거노믹스의 밑거름이 될 원자재와 제조업종 그리고 이들이 농사짓는데 필요한 물을 대 줄 대형은행주가 투자자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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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애치슨(Dean Gooderham Acheson), 1950년 당시 미 국무장관, AP통신

 

트럼프 당선 직후 정재계 전반으로 불이 옮겨붙은 최순실게이트와 국정혼란에도 불구 백악관은 한미동맹의 흔들림 없는 입장표명을 내 놓았다. 하지만 양국간 상호이익증진이라는 표정관리 뒤에 숨어 있는 사실은 무엇인가. 트럼프 당선 후 국내증시에서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는 외국인들의 전략은 무엇인가.

먼저 ‘온고지신(옛것을 익혀 새것을 배운다)’의 측면에서 미국과 한국의 인연을 되돌려 볼 필요가 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대(對)소련 ‘햇볓정책’을 주장해 화제를 모았던 외무차관 딘 애치슨은 마침내 트루먼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국무장관에 오른다. 국무장관에 임명 후 기자회견을 자청한 그는 이른바 ‘애치슨 선언(독트린)’을 발표하게 된다. 이 때가 1950년 1월, 당시 한반도가 전쟁의 불길에 휩싸일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것 같았던 상황이었다. 이 자리에서 애치슨은 ‘동아시아의 위기’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동아시아 영향권을 표시한 극동방위선을 공개하는데 이를 ‘애치슨 라인’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애치슨 라인이 공표되고 정확히 6개월 보름 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것이 바로 한국전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 워싱턴 정가는 물론 외교가에까지 쏟아졌다. 도대체 이 애치슨 라인이 담고 있는 파급력은 무엇인가? 당시 충격적이었던 점은 미국이 일본과 필리핀을 극동방위선내에 편입하고 한반도와 대만을 제외했다는 점이었다. 물론 한국전쟁에 미국이 가장 적극적인 파병과 원조를 통해 남한정부를 지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초 미국이 왜 이 극동방위선에서 한국을 제외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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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지도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TPP(환태평양전략적경제동반자협정) 회원국 가운데 지도상에 표시된 유일한 동아시아 국가가 바로 일본과 필리핀이라는 사실이다. 1950년 1월 애치슨 라인 밖에 있던 한국과 대만은 역시 TPP 초기대상국에서도 제외되었다.

물론 TPP는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했던 경제조약으로 사실상 폐기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의 동아시아 ‘이너써클’은 늘 우리에게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졌다는 점이다. 이제 미국의 새정부에 의해 그어질 ‘트럼프 라인’은 과연 어떤 모양일까? 그동안의 친중외교가 혹시나 이들을 한반도 밖으로 밀어내지는 않을까? 냉전시대를 더 냉각시켰던 애치슨 라인처럼 이것이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더라도 트럼프가 예고한 ‘무역전쟁’은 우리가 반드시 대비해야 할 문제다. 지난 금융위기 후 공급된 Fed의 스테로이드가 다 떨어져가고 각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총성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김희욱 기자 hw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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