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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한국인 조폭' 발언 파장...필리핀 한인에 '불똥' 우려

입력 2017-02-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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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YONHAP NO-3311>
지난해 9월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ASEAN)+3 정상회의에 참석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연합)


‘한국인 조직폭력배’를 겨냥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발언의 파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필리핀 경찰이 한국 조폭에 대한 수사 의지를 밝힌 데 이어 한국인에 대한 입국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8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주말 “한국 조폭이 세부에서 매춘, 불법 마약, 납치 등에 관여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강력 대응을 경고했다. 이에 놀리 탈리뇨 중부비사야스 지방경찰청장은 한국 조폭의 존재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마약단속청(PDEA)은 한국인 마약사범을 적발한 적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들이 조폭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에드가르도 라벨라 세부 부시장은 “이민당국이 세부 지역 거주자와 장기 체류자를 비롯해 한국인의 필리핀 출입국을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며 더욱 강력한 주장을 내놓았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이 작년 10월 발생한 경찰관들의 한국인 지모 씨 납치·살해사건 배후에 한국 조폭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이 ‘한국 조폭’을 정조준함에 따라 자칫 우리 교민과 관광객들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부는 연간 60여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필리핀의 대표 휴양지로, 한국 교민만 약 2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과 교민들은 필리핀 정부가 한국 조폭 관련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현지 경찰관들이 저지른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의 초점을 흐리려는 시도가 아니냐고 반발한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세부분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어떤 자료도 필리핀 정부로부터 받지 못했다”며 “일부 현지 언론이 한국인의 평판을 훼손하고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필리핀 당국은 한국대사관 측이 한국 조폭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자, 탈리뇨 지방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세부분관을 방문해 “한국에서 도주한 일부 조폭이 세부에 숨어있으나 실제 활동 중인 조폭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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