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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프랑스 혁명 230주년인 올해, 한국은 왜 '원 네이션'을 봐야하는가?

[Culture Board]프랑스혁명 230주년 기념해 현지 국민배우 대거 참여해 자유, 박애, 평등에 대해 논해
노란조끼 운동이 활발한 이때 ‘역사는 반복된다’는 기조아래 계층 간 불평등 다룬 수작

입력 2019-03-21 07:00 | 신문게재 2019-03-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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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네이션
21일 개봉하는 영화 ‘원 네이션’. (사진제공=세미콜론 스튜디오)

 

영화 ‘원 네이션’은 프랑스 혁명에 대한 영화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쳤던 프랑스 국민들은 죽음과 피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았다. 프랑스 혁명 230주년을 맞아 국내에 정식 개봉한 ‘원 네이션’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원 네이션, 원 킹’이라는 제목으로 상영 돼 촛불정국을 겪은 젊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원 네이션’은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으로 촉발된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린다. 루이 16세가 처형되기 전까지를 다루는 ‘원 네이션’은 카메라로 찍은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하다. 음악과 의상, 조명까지 세심하게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인위적인 조명보다는 당시 주로 사용했던 촛불과 횃불 등을 활용하는 등 영화적 메시지에 깊이감을 더했다.  

 

원 네이션
21일 개봉하는 영화 ‘원 네이션’. (사진제공=세미콜론 스튜디오)

국가적 행사가 아니면 대관 자체가 불가능한 베르사유궁과 트리아농 궁에서 강력한 왕권과 집권층의 화려한 삶을 재현했다.


특히 혁명의 중심에 서 있었으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민중들의 이야기를 내세운 점이 ‘원 네이션’의 또다른 매력이다.

대부분 혁명을 이끄는 지도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남성들의 카리스마적인 요소를 강조했던 여타의 영화와는 달리 ‘원 네이션’의 중심에는 여성 세탁부가 자리잡고 있다.

배고픔으로 아이를 잃은 프랑수아즈(아델 하에넬)는 성별과 지위를 떠나 오롯이 한 인간으로 혁명을 관통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델 하에넬, 가스파르 울리엘, 드니 라방 등이 보여주는 선후배 배우들의 연기경합도 볼거리다.

청색, 백색, 적색의 삼색기로 이뤄진 프랑스 국기는 원래 파랑과 빨강으로 이뤄진 파리시의 상징에 왕궁의 색인 흰색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색은 자유, 백색은 평등, 적색은 박애를 상징한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프랑스 혁명 230주년인 올해 프랑스 시민들은 노란색 조끼를 입고 반정부 시위 중이다. 서민들을 울리는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점차 폭력과 약탈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쌓인 앙금과 꼬여있던 사회 계층간의 문제가 터진 2세기 전 혁명과 결을 같이 한다. 계급은 과연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밟고 밟히며 서로 이동만 할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원 네이션’은 현재의 앙금을 과거에 되묻게 만드는 가장 시기 적절한 영화다. 122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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