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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 영화가 킬링타임용이라고? '아이 엠 마더'

복수 바이블 '테이크'감독과 액션퀸 제니퍼 가너의 조합
뻔해 보이는 설정에 관객들의 뒤통수 치는 반전 녹여내

입력 2019-04-11 07:00 | 신문게재 2019-04-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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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마더
제니퍼 가너의 찰진 액션이 펼쳐지는 영화 ‘아이 엠 마더’.(사진제공=(주)퍼스트런)

눈 앞에서 세상 전부인 가족을 잃은 여자. 성실한 남편과 딸은 한 순간에 마약업자의 총알에 사라진다. 영화 ‘아이 엠 마더’는 제목이 스포일러다. 뻔한 설정이지만 통쾌한 복수는 기대 이상이다. 복수 액션의 바이블 ‘테이큰’ 감독과 할리우드 원조 액션퀸 제니퍼 가너의 조합이니 믿어도 좋다. 은행원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라일리(제니퍼 가너)는 가족의 죽음 후 5년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본인이 총상을 입었음에도 범인을 정확히 지적하며 법의 심판을 기다렸으나 이미 경찰과 판사는 갱의 돈에 매수된 상태. 그 충격으로 직접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 후 각종 총기와 무술을 익히며 고난의 시간을 견딘다. 특정 사건의 판사와 비리 경찰, 범인까지 차례로 죽음의 단두대로 사라지자 FBI까지 가세하며 사건의 재수사에 착수한다.

사건 당시 누구보다 라일리의 가족사를 가슴 아파하던 경찰 카마이클 형사(존 갤러거 주니어)는 직감적으로 복수의 시작을 가늠하고 점차 수사망을 좁혀 나간다. ‘아이 엠 마더’는 악의 축을 응징하는 제니퍼 가너의 액션이 핵심이다. 평범한 주부였던 과거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한 총기 다루기와 수준급 격투기로 무장한 그녀는 실제로 애 셋을 둔 엄마여서 더욱 흥미를 돋군다. 카메라로 연출된 액션이 아닌 풀샷으로 보여지는 특유의 액션 본능은 과거 ABC 인기 시리즈 ‘엘리어스’에서 보여준 다각적인 매력 이상이다.

무작정 부시고 때리지만도 않는다. 처절한 복수를 이어나갈 때마다 보이는 딸의 환영은 ‘아이 엠 마더’의 감성을 책임진다. 알콜 중독으로 아이를 방관하는 아버지, 도시 중심의 빈민가에서 벌어지는 범죄들, 범죄 조직과의 커넥션, 화제성만을 추구하는 언론 등 영화의 주제는 꽤 심층적이다.

‘아임 엠 마더’를 단순히 킬링 타임용으로 구분할 수 없는 건 나름의 반전 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성별과 인종, 선과 악의 구분을 넘나드는 스테레오 타입(고정된 관념과 사고)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는 소소한 반전들은 이 영화가 가진 주제를 되묻는다. 조심스럽게 2편을 점치는 엔딩을 보노라며 이제야 할리우드에도 제대로 된 여성 액션 시리즈물이 도래했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15세 관람가.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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