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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길 錢카페] “돈 없는 저도 투자할 수 있나요?” 핀테크의 貧테크

입력 2019-05-26 16:55 | 신문게재 2019-05-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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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대적으로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은 금융투자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주식·채권 등에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1억원 이상이 있어야 한다. 시중은행의 ‘PB’(프라이빗 뱅커) 서비스는 1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다.

이에 최근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여윳돈이 부족한 금융소비자가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소액 투자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품들은 가난할 빈(貧)과 기술(Technology)을 합쳐 빈테크(貧-tech)라고도 불린다.

토스에서는 1000원 단위부터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이 펀드 투자의 절반 이상이 10만원 이하의 소액으로 구성됐다. 부동산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부동산 P2P(개인 대 개인)업체인 테라펀딩과 제휴를 통해 10만원부터 투자할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했다.

카카오페이는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자산이 많지 않은 금융소비자를 위한 투자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크라우드펀딩을 기반으로 삼은 소액 투자 서비스를 내놓았다. 메신저 카카오톡에 카카오페이만 연동하면 최소 1만원부터 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출시 당시 준비했던 4종의 펀딩 상품은 불과 4시간만에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잠금 화면을 해제할 때마다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적립금을 쌓아주는 서비스도 인기다. 전세계 최초 잠금화면 서비스 플랫폼 ‘캐시슬라이드’는 최근 단순 리워드 앱의 수준을 넘어 뉴스나 스토리 형식의 콘텐츠를 추가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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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이’는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의 패널로 활동하며 빈테크를 시도해볼 수 있는 설문조사 앱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모바일 설문조사에 응답하면 적립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빈테크의 원조는 일본이다. 일본에선 거스름돈을 모아주는 앱 ‘핀비’와 ‘시라타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앱을 활용하면 자신이 설정한 단위의 거스름돈은 모두 자동으로 은행에 저축된다.

중고거래로 소소하게 여윳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으로 부각받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중고거래 앱 ‘메루카리(メルカリ·mercari)’ 다운로드 수는 1억건을 넘었다. 메루카리의 흥행 비결은 핀테크를 이용한 간편함이다. 판매자가 물건을 올릴 때 가격을 미리 정하고 구매자가 이에 동의하면 앱에서 ‘메루페이’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다만 이런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빈테크 서비스가 빈곤층의 자금융통에 도움을 준다는 시선도 있지만 빈테크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높은 수수료를 매기는 등 계약조건이 대체로 서비스 제공자에 유리한 쪽으로 설정되어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온라인 매체 ‘머니 플러스’는 빈테크가 “빈곤층의 무지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런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더 나은 기술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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