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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BTS의 나라 한국을 배우자! 韓문화에 흠뻑 빠진 UK 아미를 만나다

[Hot People] <195>'BTS의 나라' 한국에 빠진 영국 아미를 만나다

입력 2019-06-04 07:00 | 신문게재 2019-06-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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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오후 6시. 방탄소년단의 현대자동차 광고가 상영되는 영국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광장. 약 1000여명의 아미(ARMY)들이 운집한 이곳에 엔니(Enny)가 이끄는 UK BTS ARMY 회원 30여명도 모였다. 


평소 트위터(@UK BTSARMATION)를 통해 소통해 온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런던 웸블리 공연을 하루 앞두고 ‘정모’를 통해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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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블리 스타디움 진입로를 가득 메운 영국 아미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약 30여분 동안 광고 상영을 관람한 이들은 인근 옥스퍼드거리의 한 상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층은 슈퍼마켓, 지하는 한국 분식을 파는 식당이다. 계단을 내려가니 벽에 방탄소년단 사진이 빈틈 없이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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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사진으로 도배된 런던의 한 분식집 (사진=조은별 기자)

 

엔니는 “평소 우리가 자주 가는 집”이라고 소개했다. 사장인 오택희(60)씨는 “평소 한국에 있는 지인들을 통해 한국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드림콘서트’ 포스터를 가게에 붙여놨는데 몇년 전부터 영국인 손님들이 ‘BTS는 없냐’고 묻곤 했다. 결국 한국지인들을 통해 방탄소년단 사진을 공수해왔다”고 말했다.

치킨과 잡채, 떡볶이가 전채로 등장했다. 떡볶이를 본 기자가 “이건 매우 매운 음식이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하자 회원들은 “우리는 떡볶이를 아주 좋아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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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에서 온 다르야가 모임에서 선물받은 BTS팔찌를 차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조은별 기자 )

맨체스터에서 여동생과 함께 온 다르야(23)는 “평소에도 한국문화와 음식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드라마 ‘도깨비’에 이어 ‘SKY캐슬’을 시청했고 ‘런닝맨’ 같은 예능 프로그램도 즐겨본다”고 말했다. 다르야는 한국어로 읽고 쓸 줄 안다.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학습한 결과다. 그는 메인 식사로 나온 낙지볶음밥도 맛있게 비웠다. 


다르야의 여동생 본다라니(21)는 “친구가 한국인인데 함께 오지 못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정모 다음날인 1일은 방탄소년단의 역사적인 웸블리 입성일이다. 경사에 축하주가 빠질 리 없다. 주종은 소주와 막걸리다. 옆 테이블은 아예 ‘소맥’을 말았다. 다시 기자가 “한국에서는 회사 모임에서 자주 마시는 술”이라고 설명하자 아미들은 일제히 “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막걸리잔을 들고 “건배”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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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옥스퍼드 거리의 한 한식 분식집에서 ‘정모’를 가진 UK BTS ARMY들이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건배’하고 있다.(사진=조은별 기자)

 

이들에게 방탄소년단을 왜 좋아하냐는 질문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이 이들을 응집시킨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다르야는 “나도 정모는 처음이다. 이 자리에 앉은 이들 모두 처음 만났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방탄소년단으로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런던에서 온 네스미(21)는 “그들의 음악, 가사, 모든 것이 좋다. 힘든 시기 나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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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옥스퍼드 거리의 한 한식 분식집에서 ‘정모’를 가진 UK BTS ARMY (사진=조은별 기자)

엔니는 “원래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지만 방탄소년단을 알게 된 뒤 삶이 달라졌다”며 “지금은 이렇게 UK BTS ARMY라는 조직을 이끌고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친구가 됐다”고 방탄소년단으로 인한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영포에버’를 꼽으며 “이 노래가 내게 꿈을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독려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무척 보수적인 나라예요.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조금씩 영국의 중심부로 들어왔죠. 마치 비틀스처럼요! 이제 영국 라디오 방송에서 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됐어요.”

 

음식과 드라마 외에도 아미들은 한국문화의 작은 부분까지 배워나가고 있다. 

 

초반 인터뷰를 위해 이메일로 접촉했던 엔니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2년 전 한국에 온 적이 있다”며 “한국 음식 중 비빔밥과 짜장면을 좋아한다. 짜장라면도 좋아하는데 짜파게티보다 진짜장이 더 좋다”고 자신의 취향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이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북한과 냉전 중인 동양의 작은 나라가 아니다. 드라마와 예능, 한식과 케이팝,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을 보유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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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영국 아미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이날 결의를 다진 UK BTS ARMY는 공연 당일인 1일 킹스크로스 역 인근 유스턴 로드에서 ‘카페 아미’를 운영했다. 수익금은 모두 방탄소년단과 유니셰프의 프로젝트인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에 기부할 계획이다. 


영국 런던=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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