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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제13회 딤프 Pick ⑨] 이보다 사랑스러울 순 없다! ‘웨딩싱어’ ‘테비예와 딸들’의 ‘실버 캐릭터’들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의 개·폐막작 ‘웨딩싱어’ 로지 할머니와 ‘테비예와 들’ 테비예 선생
사랑으로 휘청이는 로비 하트(샘 페레데이)와 줄리아 설리번(캐시 컴프턴), 다섯 딸들의 행복을 위해 유쾌하게 때로는 애틋하게 애쓰는 이 시대 어른들

입력 2019-07-0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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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싱어 테비예와 딸들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웨딩싱어’의 로지 할머니(왼쪽)와 ‘테비예와 딸들’의 아버지 테비예(사진제공=딤프 사무국)

8일 막을 내린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의 개·폐막작 ‘웨딩싱어’(Wedding Singer)와 ‘테비예와 딸들’(Tevye and His Daughters)은 ‘결혼’이라는 공통점과 더불어 사랑스러운 혹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실버 캐릭터’로 관객들을 위로했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웨딩싱어’의 로지(샌드라 드킨슨) 할머니와 ‘테비예와 딸들’의 테비예(드미트리 이바노프) 선생이 그 주인공. 두 ‘실버 캐릭터’는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젊은이들에게 유쾌하게 그리고 따듯하게 조언과 위로를 건넨다. 이 두 사람이 속한 작품들은 제13회 딤프 어워즈에서 각각 대상(웨딩싱어)과 남우주연상(드미트리 이바노프)을 수상하며 그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웨딩싱어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웨딩싱어’의 로지 할머니(사진제공=딤프 사무국)

 

1985년 미국 뉴저지를 배경으로 록스타를 꿈꿨지만 잘 나가는 웨딩 싱어로 살고 있는 로비 하트(샘 페리데이)와 부자 약혼자 글렌(조반니 스파노)으로 인해 상처받은 웨이트리스 줄리아 설리번(캐시 컴프턴)의 발랄한 로맨스를 담은 ‘웨딩싱어’의 로지는 로비의 할머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로지 할머니는 로비의 결혼선물로 러브호텔의 회전침대를 선물하는가 하면 꽃무늬 점프수트, 스팽글 운동화 차림으로 전자기타를 퉁기는 등 시종일관 발랄한 소녀감성을 발산한다.

로비가 약혼녀 린다(대니엘 록우드)에게 버림받고 휘청거릴 때 추스를 수 있게 다독이고 줄리아에 대한 감정을 키우며 부자가 되겠다고 연적인 글렌을 무작정 따를 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이 역시 로지다. 

 

테비예와 딸들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테비예와 딸들’의 아버지 테비예(왼쪽)(사진제공=딤프 사무국)

슬럼 알레이쳄(Sholem Aleichem)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솔로몬 리비노비치(Sholem Rabinovitsh)의 자전적 소설 ‘지붕 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을 바탕으로 한 ‘테비예와 딸들’의 테비예 선생은 지극히 보수적인 사람이다.

20세기 초 아나테프카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가난한 유대인 우유배달부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엇나가는 딸들에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아버지다.

자신 또래의 부자인 정육점 주인 라자르 볼프(일리아 주에프)와 결혼시키려던 장녀 짜이틀(타티아나 레미조바)은 가난한 양복점 직공을 사랑한다 아우성이다.

 

짜이틀 뿐 아니다. 둘째 딸 호들(타티아나 스톨보브스카이아)은 체제에 반기를 든 혁명가 페리치크(비탈리 셀리우코프)와, 셋째 딸 하바(빅토리아 갈트세바)는 기독교인인 러시아 남자 피예드카(미하일 리아민)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지극히 보수적이고 유태인 전통을 지키려는 고집불통 테비예는 딸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귀신놀음까지 벌이며 아내 골데(라리사 시브코바)를 설득하는가 하면 하루 종일 동동거리며 일하는 딸과 사위에 연민을 표하기도 한다. 

 

전통과 변화가 혼재하고 갈등하는 격동기를 관통하는 자식들과 그 시대 젊은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보듬는다. 딸들과 그의 배우자들을 향해 끊임없이 사랑과 응원을 보내는 테비예는 힘겨운 시대를 관통하는 이 시대의 자식들에게마저 든든한 위안을 전한다.

로지 할머니가 로비와 줄리아의 방황과 성장에 유쾌한 응원을 보낸다면 아버지 테비예는 자식들을 소유물로 여기며 이래라 저래라 할 것처럼 굴지만 결국 딸들의 행복을 위해 애쓰는,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없는 어른들이다.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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