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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용마 기자, 옥인콜렉티브 진시우·이정민 작가…늘 깨어있던 그들, 너무 일찍 잠들다

[★★ Talk]언론의 자유와 개혁을 위해 투쟁했던 이용마 기자 21일, 향년 50세로 별세
작가그룹 옥인콜렉티브의 이정민·진시우 부부작가 별세

입력 2019-08-23 07:00 | 신문게재 2019-08-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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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질문을 못 하면 민주주의가 망하는 것.” 


언론의 자유와 개혁을 위해 투쟁했던 이용마 기자가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50세. 그는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170일간의 MBC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당시 PD였던 최승호 현 MBC 사장 등과 함께 해고됐다. 이에 반발해 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해직자 6인 무효 확인소송에서 승소했고 ‘방송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라는 평을 받은 제5회 리영희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2017년 12월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하면서 5년만에 MBC로 복귀했다.

해고 후 복막암 투병 중이던 그는 최근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거의 중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투병 중에도 공영방송 정상화의 열의를 담은 목소리를 냈던 이용마 기자는 1969년 전북 남원 출생으로 전주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거쳐 1994년 MBC에 기자로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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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입장문에서 고인을 “다 같이 행복한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험한 길을 마다 않고 뚜벅뚜벅 걸어갔던 ‘난장이’이자 ‘거인’”이라 표현하며 “촛불 광장에서 그가 말했던 언론개혁과 ‘국민의 것을 국민에게 돌려줍시다’라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고인 생전에 두 번의 병문안을 했던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용마 기자의 치열했던 삶과 정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이용마 기자의 이름은 언론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23일 그의 장례는 시민사회장, MBC 사우장으로 치러진다.

이보다 앞선 18일에는 도시개발 과정 문제를 공동체와 개인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는 미술작업을 선보이던 작가그룹 옥인콜렉티브의 이정민·진시우 부부작가의 별세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각각 향년 48세, 44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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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인 콜렉티브의 진시우·이정민 부부 작가(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오늘의작가상 홈페이지 캡처)

 

16일 세상을 떠나기 전 지인들에게 예약발송한 이메일 편지에는 “2018년도 12월부터 불거진 옥인 내부 문제를 전해 들은 분들에게 의도치 않은 고통을 나눠드려 죄송하다”며 “옥인의 전체 운영을 맡아온 저희 방식이 큰 죄가 된다면 이렇게나마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적었다. 더불어 “더이상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저희 잘못이고 온 힘을 다해 작업을 해왔던 진심을 소명하기에 지금은 허망함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옥인콜렉티브는 1971년 인왕산 자락에 들어선 옥인아파트가 철거 위기에 처했던 2009년 그곳 주민이던 김화용 작가와 이정민·진시우 부부를 주축으로 꾸린 작가그룹이다. 버려진 공간과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주민들의 삶을 연대하는 도시재개발을 비롯해 부당해고, 위험사회 등의 주제를 라디오방송, 영상, 퍼포먼스 등으로 풀어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시립미술관(SeMA), 백남준아트센터 등 국내 유수 미술기관과의 협업, 광주비엔날레 출품 등으로 주목받았고 2018년 1월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진심을 소명하기에 지금은 허망함뿐”이라며 채 50세도 되기 전 “안녕”을 고한 이들의 별세 소식에 미술계는 “허망함”에 휩싸이기도 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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