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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단식後 복귀하자마자 ‘당 쇄신·보수통합’ 드라이브

단식으로 당내 안정·지지층 결집 이룬 황교안, 복귀하자마자 미뤄둔 과제인 당 쇄신·보수통합 추진 공언
황교안 '당 쇄신' 언급하자마자 당직자들 '일괄 사의'…'읍참마속' 언급하며 '현역 물갈이' 의지도 보여
보수통합은 '유승민 전제조건'에 "같은 생각"…하지만 변혁은 "말보다 행동 보여야"

입력 2019-12-02 15:59 | 신문게재 2019-12-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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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청와대 앞 최고위<YONHAP NO-2075>
사진은 단식투쟁을 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청와대 사랑채 투쟁천막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등이 태워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저지를 위해 8일간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다 병원에 이송됐던 황교안 대표가 2일 당무에 복귀했다. 단식을 통해 당 결집을 다진 황 대표는 복귀 일성으로 당 쇄신과 보수통합 추진을 힘주어 말했다.

황 대표는 단식투쟁 전에는 다가오는 총선과 선거법 개정 가능성에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에 시달렸다. 중진 용퇴론과 험지 출마 요구 등이 빗발쳤고, 비박계 3선 중진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 선언과 함께 한국당에 ‘민폐’ ‘좀비’ ‘당 해체’ 등 작심발언을 쏟아내자 계파갈등 조짐마저 보였다.

그러다 황 대표가 한일군사정보보협정(GSOMIA, 지소미아) 연장과 패스트트랙 저지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단식투쟁에 나서자 내홍 조짐이 가라앉았다. 계파와 상관없이 해당 사안들에 대해선 저지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서다. 황 대표는 이를 통해 당내 안정은 물론 지지층 결집으로 당 지지율 상승효과도 거뒀다.

황 대표가 단식 중 응급후송된 후에는 국회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패스트트랙은 원내대표 소관으로 손을 떠났다. 이에 따라 단식으로 잠시 잠재워뒀던 당 쇄신과 보수통합에 대한 대답을 내놔야 했고, 2일 당무 복귀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우선 당 쇄신에 대해 “국민은 한국당이 다시 태어나는 걸 바란다고 확신했다. 그간 너무 태만했고, 국민 명령 받들기를 더 지체하면 한국당은 정말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문재인 정권 시즌2가 지속될 것”이라며 “당의 과감한 혁신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다. 변화와 개혁을 막으려는 세력을 이겨내고, 필요하다면 읍참마속(泣斬馬謖)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당직자 일괄 사퇴<YONHAP NO-3033>
사진은 자유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오른쪽 두번째)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직자들이 당의 개혁과 쇄신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당직 사표서를 일괄 제출했다고 밝히는 모습. (연합)

 

내년 총선을 대비한 대여투쟁 강화와 인적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이날 박맹우 사무총장은 황 대표가 임명한 현역 의원 24명과 원외인사 11명의 당직을 일괄적으로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대여투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새로운 당 체제 구축에 기여한다는 취지라는 게 박 총장의 설명이다. 다만 황 대표가 수리하지 않을 경우 당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방침이라 ‘쇼’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총선 인적쇄신은 당 총선기획단은 황 대표가 기습적으로 단식투쟁 돌입을 선언한 직후 ‘현역 50% 물갈이’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읍참마속’도 당내 반발에도 해당 방침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현실적으로도 실현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0명의 의원이 실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했고,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의원도 8명,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물리적 충돌 사태로 고발된 의원은 60명에 달해 법적 사유만으로 자연스러운 물갈이가 가능해서다. 또 여야를 막론하고 일고 있는 중진 용퇴론에 기댈 수도 있고, 내년 초 컷오프(공천배제)를 단행할 수도 있다. 컷오프는 이미 3분의 1에 적용하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황교안 유승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

 

또한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보수통합에 대해선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발언을 내놨다. ‘변혁’ 좌장격인 유승민 의원이 통합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개혁보수 기치를 내세우고 △새로운 집을 짓자는 등에 대해 동의한다는 뜻을 표해서다.

그는 “탄핵이 걸림돌이 안되도록 함께 성찰하며 탄핵 문제를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 보수가치를 정립해 중도보수 자유민주세력이 함께 하는 통합을 이뤄내자는 건 제 생각과 전혀 다를 바 없다”며 “(그러니 이제) 통합도 구체적인 실천에 옮길 때다. 소아(小我)를 넘어 대아를 충실히 따를 것을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혁’ 측은 ‘말보다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황 대표는 이미 ‘변혁’ 측에 보수통합을 공개 제안하고, 협의기구를 출범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적극성을 보였지만 실상 구체적인 물밑 협의를 시도하진 않아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변혁’은 1일 신당 창당 관련 토론회를 열어 한국당에 비판을 쏟아내며 ‘대체 세력’을 표방한 상태다.

‘변혁’ 관계자는 “우리에게 손짓을 하는 언행은 이전에도 이미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이번 발언도 내부에서 따로 논의한 바는 없다”며 “이후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고 협의에 나선다면 모르겠지만 그저 ‘같은 생각이다’는 말만으로 우리의 계획(신당 창당)이 영향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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